日 기시다 테러범 정신감정 추진…“일주일째 묵비권”

묵비권 행사로 범행 동기 파악 어려움
폭발물 복제해 위력 검증하는 작업도

일본 검찰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폭발물을 투척한 용의자 기무라 류지(24)의 정신감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와카야마 지방검찰청은 기무라의 형사책임 능력이 향후 법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 정신감정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형사책임 능력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어서 형사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지적 상태를 뜻한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도 이와 관련해 정신감정을 받은 바 있다.

정신감정 시행이 확정될 경우 기무라는 의료시설에서 전문가로부터 정신 상태와 생활 실태 등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지난 15일 범행 후 체포된 기무라는 “변호사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선 변호사가 선임된 뒤에도 1주일간 묵비권을 행사,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일본 남서부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항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선거지원 유세를 앞두고 폭발물을 던진 기무라 류지(가운데)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에 경찰은 기무라가 피선거권 연령 제한과 공탁금 제도에 불만을 품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에 주목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를 분석, 그가 범행 전에 자민당 홈페이지를 열람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경찰은 기무라가 14일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기시다 총리의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시장 유세 일정을 확인하고 다음 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무라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만을 범행 동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니치는 “피선거권 소송과 사건의 연결에는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사 당국은 살인 미수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해 폭발물을 복제, 위력을 분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폭발물 파편이 시속 140㎞를 넘는 속도와 1.8m 높이로 청중 위를 날아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하타 히데히로 구마모토대 교수의 견해를 소개하며, “사람이 바로 맞았다면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