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人사이드]"60년 근무하고 은퇴" 日 주목한 100세 장인 할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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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본을 감동시킨 91세 치어리더 할머니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주 일본에서는 100세를 일기로 은퇴하는 장인 할머니가 또 화제가 됐습니다.
장인 정신을 뜻하는 '모노즈쿠리(物作り)'로 유명한 나라인 만큼, 일생동안 한 길을 걸어왔던 그의 태도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손톱 줄을 다듬다 보니, 자연스레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그의 말은 묵묵한 장인 정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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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한 공장에서 근무…공로상 받아
지난주 일본을 감동시킨 91세 치어리더 할머니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주 일본에서는 100세를 일기로 은퇴하는 장인 할머니가 또 화제가 됐습니다. 장인 정신을 뜻하는 '모노즈쿠리(物作り)'로 유명한 나라인 만큼, 일생동안 한 길을 걸어왔던 그의 태도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100세 장인 오카베 킨씨를 소개합니다.
1923년 태어난 오카베씨는 이른바 '야스리'로 불리는 손톱 줄을 만드는 공장의 장인입니다. 해당 공장에서 60년 넘게 일을 해왔습니다. 오카베씨는 손톱 줄의 날을 제작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가 제작한 손톱 줄은 절삭력이 좋아 갈면 마무리가 특히 매끄럽다는 평판이 자자합니다. 이탈리아 등 해외 바이올리니스트들도 그의 제품을 찾을 정도입니다.
오카베씨는 양손과 양발을 이용하는 기계를 작동시켜 날을 만듭니다. 왼손으로 칼의 높이를 조절하고, 오른발 페달로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맨눈과 손의 감각에만 의존해서 칼날을 만드는 것인데요. 다음 달 4일 생일을 기준으로 100세가 되는데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오차 없이 칼날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일을 하는 그에게 갑자기 말을 걸면 곧잘 놀라버리기 때문에, 공장에서는 멀리서 말을 거는 것이 규칙이라고 합니다.
시대가 갈수록 공장에서 손톱 줄은 전자동으로 만드는 곳도 많아졌지만, 오카베씨는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오카베씨는 예전부터 날을 가는 법을 배워 시댁 공장에서 일을 해왔고, 이 공장에 들어왔던 나이는 40대라고 합니다. 60년 동안 개근을 했고, 아파서 쉰 적은 그간 단 일주일이었다고 하네요. 이전에는 90세에도 회사 신상품 개발에 직접 나서고, 수제 손톱 줄의 장점을 백화점에서 홍보하는 등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고 합니다. 당시 90세 오카베씨의 TV 인터뷰를 보면 “기계로 만든 것보다 손으로 만든 것이 날이 깊게 들어가 좋다”며 장점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만든 물건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도 있습니다. 납품하는 백화점에서 “날이 너무 날카로운 것 같으니 좀 더 무디게 해줄 수 없느냐”는 부탁이 와 사장이 말을 하자, 오카베씨는 “싫다. 내가 만든 손톱 줄이 안 갈린다는 말을 듣는 것은 절대 넘어갈 수 없다. 양보가 불가능하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합니다.
다만 고령에 일을 계속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 오카베씨는 다음 달 100세 생일을 맞고 이 날짜에 맞춰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은퇴하겠다고 처음 말을 꺼낸 것도 그가 99세가 됐을 때라고 합니다. 공장이 속한 니가타현의 쓰바메시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려 특별히 여성 특별 공로상을 만들었고, 시장이 오카베씨의 은퇴에 맞춰 지난 17일 기념품과 함께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공장 사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그가 진지하게 일하는 모습은 공장 동료들에게 당연한 자극이 된다”며 “다른 사람이 오늘은 손톱 줄을 500개 만들었다고 하면 오카베씨는 그럼 자신이 내일 600개를 만들겠다고 한다. 모두가 그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장의 동료들도 오카베씨의 기술과 업무 태도를 퇴사 이전에 배우기 위해 바짝 노력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60년이 넘게 한 회사에 개근하는 성실한 삶의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손톱 줄을 다듬다 보니, 자연스레 여기까지 오게 됐다”는 그의 말은 묵묵한 장인 정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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