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구미에 ‘문화’ 입히면?…예술이 비추는 지역의 ‘이면’ [서울 밖 예술인들②]

장수정 2023. 4. 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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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관점에서 지역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통해 이런 가치 구나라는 것 전달”

극단 나빌레라는 충남 홍성군에서 각종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연극의 즐거움을 전달 중이다. 홍성군에서 민간 최초로 소공연장 인증을 받은 곳으로, 이정빈 나빌레라 대표는 아동극부터 지역의 이야기로만 구성된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꾸준히 새 작품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각종 공모 또는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지 않으면 수익을 내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에 예술 강사로 일하거나 찾아가는 행사를 제작하는 등 활동 분야를 넓히며 고군분투 중이다. 그럼에도 공연장을 찾아 즐거움을 느끼는 관객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제41회 부산연극제 개막작 '1945' 한 장면. 기사 내용과는 무관ⓒ부산연극

이 대표는 “나이 드신 분들이 오셔서 공연을 보시기도 한다. 그분들도 예전에는 연극이나 공연을 보셨을 것 아닌가. 그때의 경험을 다시 하시면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행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제작한 행사를 찾아 좋아하시는 분들을 보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했던 경험처럼, 지역의 예술인들의 활동은 곧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로 연결된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의 역할이 더욱 단비처럼 느껴진다.


경북 구미 지역에서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콘텐츠 만들고,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등 문화예술 활동 및 생태계 조성에 힘쓰는 예술 단체 생활예술콘텐츠연구소 프리즘의 유신애 대표는 “지역 예술인들이 지역사회에 줄 수 있는 가치들이 있다. 시민들을 만나 감동을 드리며 문화적 풍성함을 더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교육 활동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고, 나아가 건강한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도 있다”고 지역 예술인들의 역할을 짚었다.


지역에 문화적 풍성함을 더하는 1차적 역할을 넘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거나 색깔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이들의 활동이 곧 각 지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연극, 뮤지컬, 퍼포먼스, 실험극 등 여러 장르의 무대를 선보이는 극단 아이컨택의 양승민 대표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이유 중 하나로 “예술가로서 꿈꾸고 싶은 소재들이 많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부산은 특색이 있는 도시지 않나. 이러한 특색들이 예술가들에게도 좋은 재질이 된다. 한 예로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작품 아이디어는 부산 전통 탈춤에서 얻었다. 이를 EDM이나 전통국악과 믹싱한 비트를 바탕으로 광안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광안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내겐 이것이 하나의 기회처럼 여겨진다. 내가 사랑하는 부산의 소재들을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부산에 희망을 거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부산만의 특색 있는 공연을 선보이는 이유를 짚었다.


나빌레라의 이 대표는 “지역의 관광 투어에도 예술가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배우들이 가이드가 돼서 공연 형식으로 지역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배우가 참여자들을 데리고 재밌게 전달을 해주면서 어느 곳에선 연극도 짧게 선보이는 식의 투어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하더라. 축제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유명 가수만 불러 공연을 하는 것은 재미가 없지 않나. (그곳을 잘 아는) 지역 예술인들의 역할을 잘 활용하면 더욱 재밌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행사 기획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는 이유는 지역 예술인들이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역 예술인들의 또 다른 역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프리즘의 유 대표는 “예술적 관점에서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한다. 구미의 경우 산업, 공단 도시이자 보수적인 도시라는 인식이 있지 않나. 그런데 구미의 숨겨진 사람 또는 자원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하시면서 구미에도 이런 면이 있구나, 이런 가치나 있구나라는 것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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