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러' 블레이즈, '타격가' 파블로비치 잡아낼까?
[김종수 기자]
▲ 세르게이 파블로비치(사진 왼쪽)와 커티스 블레이즈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둘은 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파블로비치 vs 블레이즈' 메인 이벤트에서 맞붙는다.
블레이즈는 체급내에서 가장 뛰어난 레슬링 실력자로 꼽힌다. 총 62번의 테이크다운을 기록했고, 총 톱포지션 점유 시간은 1시간 6분에 달한다. 모두 압도적으로 헤비급 역사상 1위다. 'NJCAA(전미전문대학체육협회)' 챔피언 출신으로 강력한 파워와 순발력을 바탕으로한 더블레그 테이크다운이 주무기다.
블레이즈는 장기인 레슬링을 살려 상대를 넘긴 후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패턴을 즐긴다. 특히 '면도날'이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팔꿈치 공격이 매우 위력적이다. 날카롭게 상대의 피부를 찢겨내 유혈이 낭자한 장면을 연출하기 일쑤다.
블레이즈는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 간다. 몸놀림이 잽싼 편인지라 원거리에서도 한 두 발 정도 들어간 후 총알 같은 원레그, 투레그 태클을 성공시키는가하면 클린치상황에서 상대를 흔들며 중심을 무너뜨린 후 넘기는 방식에도 능하다. 허리를 싸잡아 넘어트리는 것은 물론 발목 받치기 등 레퍼토리가 많은지라 상대가 대응하기가 어렵다.
물론 아무리 그래플링이 좋다 해도 현대 MMA에서 '그라운드 앤 파운드' 원패턴으로는 상위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그래플러 또한 스탠딩 싸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야 만이 장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블레이즈 또한 경기를 치를수록 타격능력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스트라이커 타입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디테일은 떨어지지만 빠른 발놀림을 바탕으로 훅, 스트레이트, 어퍼컷 등 매서운 펀치공격을 구사한다. 위력도 상당한지라 그의 레슬링을 견제하다가 예상치못한 한방을 얻어맞고 다리가 풀려 쓰러진 상대가 한둘이 아니다. 앞손,뒷손 모두 빠른 편이며 맷집이 좋아 어지간한 공격은 견디고 들어가 버린다.
블레이즈는 이 같은 점까지 활용해 펀치로 압박하다가 테이크다운 연결동작으로 들어가는 플레이를 즐겨 쓴다. 케이지 구석에 몰아놓고 펀치를 휘두르면 상대는 안면가드를 올리거나 카운터로 맞받으려 한다. 그 순간 블레이즈는 클린치를 시도하거나 몸을 낮춰 허리나 다리를 잡고 테이크다운에 들어간다. 상대가 테이크다운을 경계하면 펀치나 니킥 공격 등으로 허를 찌르기도 한다.
상대인 파블로비치 또한 만만치않다. 분당 8.07회의 타격을 적중시키고, 15분당 6.67회의 넉다운을 기록하고 있다. UFC 헤비급 역사상 가장 많이 때리면서 또 그 한방 한방이 전부 묵직한 선수다. 지난 5경기를 모두 1라운드 KO(TKO)승으로 끝냈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있다. 바로 레슬링과 그라운드 방어다. 파블로비치는 UFC 데뷔전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42·네덜란드)에게 테이크다운 당한 뒤 파운딩에 맞아 TKO패했다. 때문에 이번 경기의 핵심은 블레이즈의 테이크다운을 파블로비치가 막아낼 수 있느냐다.
블레이즈는 "내 레슬링은 다른 선수들에게 큰 문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MMA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싸움을 그라운드로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은 상대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준다"고 큰소리쳤다.
파블로비치의 베이스는 그레코로만 레슬링이다. 5살 때부터 12년 동안 레슬링을 수련했다. UFC 데뷔전에서 레슬링에 고전했지만 신인 선수들이 흔히 겪는 옥타곤 울렁증(jitters)이라고 표현한다. 파블로비치는 "그가 날 테이크다운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곧 보게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경기의 승자는 다음 UFC 헤비급 타이틀 도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파블로비치는 헤비급 랭킹 3위고, 블레이즈는 4위다. 각각 5연승과 3연승으로 승자에게 자격은 충분하다. 현재 UFC 헤비급 'GOAT(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40·미국)가 챔피언 존 존스(35·미국)에게 도전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블레이즈는 타이틀샷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에 이긴다면, 난 (타이틀샷을) 기다릴 거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상관없다. 존스든, 미오치치든, 아님 브록 레스너를 데려오든 기다릴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파블로비치는 "너무 앞서 가고 싶지 않다. 지금 내 앞에 주어진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둘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최정상급 레슬러와 타격가의 색깔 다른 승부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것인지 주목된다. UFC 파이트 나이트 '파블로비치 vs 블레이즈' 메인카드는 오는 23일 TVING과 tvN SPORTS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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