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루이뷔통 차기 후계자 다섯 자녀 중 '오디션'으로 '선발'

세계1위 부자 아르노 회장 4남1녀 대상
한 달에 한번 90분간 점심식사 토론 진행
WSJ"크리스찬 디올CEO 장녀 델핀 유력 후계자"

LVMH의 총괄회장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74)가 2020년 1월 28일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9년 그룹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억만장자 1위이자 세계 명품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총괄회장 베르나르 아르노(74)의 다섯 자녀 중 누가 후계자 자리를 차지할지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LVMH를 이끌 후계자 선발이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 측근들에 따르면 한 달에 1번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본사의 특별 식당에서 다섯 자녀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90분 동안의 식사자리는 아르노가 토론 주제를 제시하고 자녀에게 의견을 묻고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르노 회장은 회사 관리자들에 대한 의견이나 회사 개편 방안 등 LVMH 경영에 대한 다양한 결정을 자녀들과 상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부터 해외 출장과 비즈니스 미팅에 자녀들을 데리고 다니는 등 자식들의 경영능력을 키우는데 힘써 왔다. WSJ는 아르노 회장이 자식들을 LVMH 주요 직책에 앉히는 등 LVMH에 대한 가족 경영을 강화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퇴임한 아르노 회장이 차기 회장직을 물려줄 자식에 대한 고민과 딜레마가 더 커지고 있다. 측근들은 그가 공개적으로 승계 문제를 거론하는 일은 드물지만 수십 년간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고 전했다.

프랑스 북부 루베에 있는EDHEC비즈니스 스쿨의 한 공장에 모인 아르노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그의 가족들.ⓒAP/뉴시스

WSJ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계자는 아르노 회장의 장녀이자 하나뿐인 딸 델핀 아르노라고 전했다. 올해 48세인 델핀은 지난 1월 LVMH의 핵심 계열사인 크리스챤 디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아르노 회장이 재혼해서 낳은 세 아들도 후계자로 거론된다. 셋째 알렉상드르 아르노(31)는 세계 명품 보석 업체 티파니앤코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넷째 아들인 프레데릭 아르노(28)는 럭셔리 시계메이커 태그호이어의 CEO다. 막내 장 아르노(24)도 루이비통에서 시계 부문을 담당해 사업을 시작했다.

델핀 아르노와 함께 전처 자식인 둘째 앙투안 아르노(46)는 지난해 12월 지주회사인 크리스챤 디올 SE의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다만 이들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경쟁이나 갈등을 생성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로노 회장이 다툼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노 회장은 후계 준비 없이 죽은 기업가 친구에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그는 2003년 자신의 절친이자 미사일 제조업체 마트라와 유명 출판사를 보유한 기업인 장 뤽 라가르데르가 급작스럽게 사망하고 난 뒤 아들에 의해 회사가 매각되는 것을 보며 승계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