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주인공 되고, 중년 배우 다시 ‘대세’…‘잘 팔리는’ 공식된 여성 서사

장수정 2023. 4. 22. 09: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0억 대작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가 하면, 중년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다시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여성 주인공 영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사례들이 쌓이면서, 이제는 여성 서사를 다루는 것이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통하고 있다.

이에 여성들이 액션, 정치물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전도연과 김희애, 문소리 등 중년 여배우들이 다시금 대세 반열에 오르는 등 여배우들의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퀸메이커’, 남성 전유물이었던 정치물 주인공 된 여배우

100억 대작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가 하면, 중년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다시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여성 주인공 영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사례들이 쌓이면서, 이제는 여성 서사를 다루는 것이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통하고 있다. 이에 규모는 커지고, 소재는 다양해지면서 여성 배우들의 가능성 또한 확장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메이커’는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김희애 분)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문소리 분)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4일 공개된 후 3일 만에 1587만 시청 시간을 돌파하며 비영어권TV시리즈 중 주간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두 여성이 ‘서울 시장’이라는 목표를 위해 연대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나가면서 남성 전유물로 여겨지던 정치물에서도 여성들이 중심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퀸메이커’를 연출한 오진석 감독 또한 “퀸메이커라는 단어가 실제 영어권 국가에서도 정식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하더라. 킹메이커는 많이 사용하는데, 정치, 권력, 암투는 전형적으로 남자의 세계로 다뤄졌다는 것”이라고 그간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전형적인 남성의 세계에 강렬한 여성 2명이 나서서 직접적으로 충돌하고 부딪히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넓어진 소재는 물론,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하늬, 박소담이 설경구, 박해수 등과 함께 중심에서 활약한 영화 ‘유령’의 제작비가 약 140억 원이라고 알려졌으며, 전도연이 원톱으로 나선 액션 영화 ‘길복순’ 또한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었다. 배우 김현주와 고(故) 강수연의 영화 ‘정이’는 2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SF 영화였다.


여성 서사 콘텐츠가 단순히 다양성에 대한 의미를 넘어 흥행, 대중성 확보를 위한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변화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슈룹’ 등 여성 주인공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누렸으며, 최근 방송된 ‘대행사’ 비롯해 현재 시청자들 만나고 있는 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이달’이 여성 이야기 통해 호평을 받고 있다.


여성 원톱, 특히 중년 여성들 이야기 다룬 작품들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는 사례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제는 오히려 여성 서사가 하나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여성들이 액션, 정치물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전도연과 김희애, 문소리 등 중년 여배우들이 다시금 대세 반열에 오르는 등 여배우들의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정이’, ‘길복순’이 여성들의 ‘모성애’를 동력으로 삼으며 여성 캐릭터 활용이 ‘새롭지는 않다’는 평을 받았으며, ‘퀸메이커’ 또한 기존 정치물에서 주인공만 여성으로 바뀌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극 중 오경숙이 코르셋을 벗어던지며 쾌감을 유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킬힐 통해 여성들의 전문성 또는 의지를 표현하는 등 진부한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여성 서사가 흥행 공식이 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기계적인 활용에 대한 아쉬움까지도 지적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여성 서사의 지속가능성과 확대를 위해서는 이제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것 이상의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