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돌' 파워, 포르쉐 마칸…2030도 은퇴자도 꿈꾼다, 911카레라

강기헌 2023. 4.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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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SUV 마칸의 외형. 포르쉐 특유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단단한 느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포르쉐 실적을 이끌고 있다. 강기헌 기자


지난 19일 제주도 일대에서 포르쉐 시승회가 열렸다. 국내 판매 중인 포르쉐 10개 모델이 총출동했다. 시승은 오전·오후 시승차 1대를 70분가량 몰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차량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산악과 해변도로를 달렸다.

이날 오전 제주도 일대는 안개가 자욱했다. 도로는 새벽부터 내린 보슬비로 미끄러웠다. 오전에 시승한 차량은 포르쉐의 막내 격인 콤팩트 SUV 마칸 GTS였다. 운전석은 이 차의 정체성을 말해줬다. 단단하고 꽉 짜인 공간이 운전자를 맞이했다. 왼쪽에 있는 키를 돌리자 6기통 엔진이 우렁차게 돌았다. 449마력의 엔진은 굽이치는 산악도로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풀 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은 미끄러운 산악도로를 시원하게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도왔다.

포르쉐의 설명대로 드라이브 모드(노멀·스포츠·스포츠 플러스) 간 차이는 확연했다. 스포츠 모드에선 단단해진 에어 서스펜션이 몸으로 느껴졌다. 불편한 단단함이 아니라 거친 비포장도로도 치고 나갈 수 있는 ‘짱돌’(큰 자갈돌) 같은 단단함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량 뒤편에서 배기음 터지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포르쉐 디자인을 이어받은 날렵함은 스티어링에서도 느껴졌다. 여타 SUV와 달리 굼뜸이 없었다. 의도했던 딱 그만큼 앞바퀴가 날카롭게 돌아가며 방향을 바꿨다.

포르쉐 SUV 마칸의 트렁크 공간. 3~4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었다. 강기헌 기자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국산화력풍력발전단지에서 운전자 교대 후 뒷좌석에 탑승했다. 트렁크 공간은 3~4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뒷좌석 승차감은 운전석만큼 편안하지 않았다. 좌우로 움직이는 롤링 체감이 운전석보다 심했다.

2014년 첫선을 보인 마칸은 포르쉐 실적을 이끄는 차량이다. 브랜드 창립 75주년을 맞은 올해 1분기 마칸은 글로벌 시장에서 2만3880대가 팔리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포르쉐 911 카레라와 718 박스터 등이 도열해 있다. 911 카레라는 부드럽고 강력했다. 강기헌 기자


이날 오후에는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911 카레라는 부드럽고 강력했다. 이 차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외유내강(外柔內剛)이 가장 적합해 보였다. 한참을 달려도 피곤할 것 같지 않은 승차감이었다. 458마력의 수평대향 엔진의 배기음은 부드럽지만 묵직하게 “웅웅” 거렸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배기음이었다. 수평대향엔진으로 차체 무게중심을 낮춰 회전 구간에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뽐냈다.

물론 1시간 남짓한 시승 시간은 차량을 온전히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브레이크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발끝이 페달에 닿는 딱 그만큼만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관광객과 차량이 많은 도로에서도 정밀하고 즉각적인 브레이킹이 가능했다. 911은 8세대부터 리어 브레이크 디스크 직경을 330㎜에서 350㎜로 키웠다.

상품은 특유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시승을 끝내고 제조사의 설명서를 읽었다. “1963년 첫 공개 이후 끊임없이 스포츠카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문구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지만 911은 ‘스포츠카’라는 한 단어에 담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20~30대부터 은퇴한 이들까지 꿈꾸는 차”라는 포르쉐 직원의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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