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발언에 대한 중·러의 과도한 압박 유감

2023. 4. 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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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발언을 꼬투리 잡아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과 러시아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미 동맹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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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 입장 표명했는데 中 ‘말참견’ ‘불장난’ 비난… 주변국 관리엔 신중해야
국민일보DB


중국과 러시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발언을 꼬투리 잡아 거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통상적인 비판이나 항의를 넘어 위협적인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유감스럽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21일 한 포럼 연설에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부용치훼(不容置喙)’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타국 정상을 겨냥한 표현으로는 거칠고 부적절하다. 우리 외교부는 “중국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며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러시아도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가능성 언급에 “적대적 행위”라고 반발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북한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등을 전제로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과 러시아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만 해협의 평화를 강조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중국 논리대로라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것도 ‘말참견’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은 러시아가 침략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원칙론적 발언을 빌미로 북한 무기 지원까지 거론하는 것은 위협에 가깝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미 동맹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외신 인터뷰를 통해 두 나라가 민감하게 반응할 문제를 갑자기 제기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한·미·일 가치동맹 강화도 중요하지만, 한·중 한·러 관계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미·대일 외교에서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대중·대러 외교는 강경 일변도라면 국제적 신뢰는 물론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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