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사랑하는 마음 속에 기적이 움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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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신학을 시작하며 내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는 말씀이 있었다.
목자 없는 양 같이 목적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애달피 보시고, 무어라도 가르치시길 원하는 예수의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오병이어의 단초요 동기였다.
사랑하는 마음속에 이미 기적이 움튼다.
사랑 없이 어찌 기적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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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신학을 시작하며 내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는 말씀이 있었다. ‘오병이어’ 이적 기사 앞부분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사람들은 종종 결과에 집착하곤 한다. 일의 시작이나 과정보다 마지막에 주어진 이익과 그것의 크기에 더 눈이 가고 마음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오병이어 이야기 역시 다섯 개의 보리떡과 두 마리의 물고기로 5000명 이상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를 남겼다니 이 얼마나 웅혼하고 장엄한 그림인가.
그러나 그런 감동 뒤편에 ‘예수께서 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는가’는 종종 묻혀 버린다. 결과의 달콤함과 즉시성이 그것을 있게 한 애초의 이유는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신학을 시작하던 당시 나 또한 결과에 목매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성과와 그것이 가져다줄 이로움이 내겐 시급했고 간절했다. 그래서 매번 성급한 시작에 매달렸으며 곧이어 큰 실망과 체념에 빠지곤 했다. 늘 결과에 집착했던 나의 패착이었다.
그때 나를 찾아온 말씀이 저 구절이다. 위대한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든 최초의 동기가 한순간 내 눈에 스르륵 들어온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었고 애달픔이었다. 목자 없는 양 같이 목적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애달피 보시고, 무어라도 가르치시길 원하는 예수의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오병이어의 단초요 동기였다.
최근 다시 이 말씀이 힘이 되는 일이 있었다. 몇 년 전 나는 학교에서 교육부 평가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바로 직전 평가를 면제 신청하는 바람에 학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대외 평판은 물론 입학정원 감축 등 학교의 피해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2주기 교육부 평가를 앞에 두고 학교의 모든 관심이 집중됐고, 결과에 대한 부담 역시 태산만큼 묵직했다.
20여명 넘는 집필 위원과 함께 교육부 평가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치 않았다. 그때 쏟아지는 결과의 부담을 이겨내도록 한 것이 저 말씀이다. 결과의 수혜자가 될 학생 직원 교원 등 학교 공동체를 바라보자, 업무는 부담이 아니라 사랑의 책무로 받아들여졌다. 공동체를 위한 사랑의 일이 되니 이후 평가 준비에는 즐거움이 수반됐고 결과는 행복했다.
사랑 없는 기적은 있을 수 없다. 사랑은 기적에 선행한다. 사랑하는 마음속에 이미 기적이 움튼다. 사랑 없이 어찌 기적이 있겠는가.
<약력> △서울신학대 기독교신학연구소장 △서울신학대 기획처장, 입학처장 역임 △독일 마르부르크대 신학박사 △부산 대연성결교회 협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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