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中 연일 강경 발언…尹, 빌미 제공"

유승민 MBC라디오 인터뷰
"中 거칠게 나올 것…경제보복 각오해야"

중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해협 발언에 대해 연일 강경 메시지를 내는 가운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어제 말참견하지 말라고 그랬다가 오늘은 그보다 몇 배 센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불장난을 치면 불타 죽는다'는 건 외교관이 쓰는 말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런 말을 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문제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고, 21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강경 메시지를 냈다.

유 전 의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작년 공동성명의 수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한다 이 정도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했는데 외교에서는 절대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중국이 저렇게 나올지를 충분히 예상하고, 지켜야 할 대한민국 국가이익이 만약 있다고 생각하고 판단한 거라면 그러면 일면 수긍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아니라 만약 대만 문제에 대해서 그동안 미국이 해왔던 말을 똑같이 되풀이하는 것이면, 앞으로 미국에서 나올 공동성명이나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해서 윤 대통령한테 요구할 약속들에 대해서 과연 전략적으로 융통성 있게 대처해 나갈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중국 정부의 보복에 대해서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굉장히 거칠고 상스럽게 나올 것"이라며 "당장 우리 삼성, SK, LG 전부 다 거기 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이 얼마 전에 LG디스플레이 공장 갔다"며 "우리한테 사인을 보낸 건데 우리가 그런 걸 다 걷어차고 이렇게 이야기해 버리면 우리가 엄청난 경제보복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