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5월엔 증시 떠나라"

오민지 2023. 4. 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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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오민지 기자]
다가오는 5월에는 국내 증시와 잠시 이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투자 의견이 나왔다.

21일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주식전략 연구원은 '5월에 팔고 떠나고 9월 경마 때 와'라는 런던 금융시장이 격언을 인용하며 "5월에 매도하는 투자 전략이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2023년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여준 국내 주식시장이었지만 "실적도 연준도 투자자의 편이 아닐 것"이라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 5월은 '하락의 달'…12달 중 하락률 가장 높아

2010년 이후 KOSPI의 월별 등락을 분석해보면 5월에 하락할 확률이 61.5%로 가장 높았다. 8월과 12월이 53.8% 수준이었고 다른 달은 모두 50% 미만의 확률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5월이 하락 확률이 61.5%로 모든 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박 연구원은 "증시 계절성이 반복되고 있다며 올해 5월도 증시 부진이 예상된다"고 봤다. 특히 현재 장 상황은 '과열된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조정의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비중은 작년 10월 45%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높아졌고 4월에는 60%를 넘어섰다. KOSPI 3,000을 상회하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참여 비율은 50% 안팎이다. 한번씩 새로 유입된 개인들로 인해 그 비율이 오르며 주식시장이 과열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박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2차 전지를 중심으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과열 양상을 만들며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 다가오는 실적 발표…"기대보단 우려"

5월에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실적'이 꼽혔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 실적에 대한 감을 시장이 잡을 수 있게 되고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의 타격이 클 수 있다. 코스닥은 시장 특성상 성장성이 높은 대신 이익이 적은 관계로 실적 발표 시즌이 되면 실적이 좋은 주식으로 수급이 몰린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5월에도 지수가 오르려면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되거나 금리 인하 등으로 유동성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지만 실적 컨센서스가 곧바로 상향 조정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5월 FOMC에서도 금리 인하를 기대할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 "2차전지株. 많이 오른 만큼 조정 타깃이 될 것"

박 연구원은 "개인들이 올려 놓은 2차전지 관련주들이 5월 조정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년 간 POSCO홀딩스의 주가는 철강 시황을 따라 움직였다. POSCO홀딩스의 주가가 중국의 열연 가격과 경향성을 함께 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난 3월 10일 이후 열연 가격이 하락 반전했음에도 주가가 오르면서 4월에는 심지어 오름폭이 가팔라지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POSCO홀딩스의 급등이 수급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3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2조 8천억원 POSCO홀딩스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 7천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4월 순매수 1위가 POSCO홀딩스였다.

● 그럼 5월에는 어쩌나…매수 대응은 '시기상조'

반가웠던 연초 랠리를 뒤로 하고 5월의 조정을 맞게 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박 연구원의 조언은 "매수 대응은 이르다"는 것이다. 상승 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에서 하락 폭도 예상보다 상당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것.

대신 현금을 늘리는 방향이 가장 유효한 전략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는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강세가 나타날 수 있어 여름 이후 주도주로 기대되는 반도체, 반도체 장비, 소재를 조정 시마다 늘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연초의 주식시장 반등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하긴 부족하다.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고, 수출이 늘어나고,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되어야 한다.

박 연구원은 "'재고 감소→신규 주문 증가→생산 증가'의 사이클이 확인될 때 국내 기업들의 실적 기대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고 본격적인 반등은 여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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