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들 이어 최측근까지 줄소환…이화영 숨통죄는 검찰

최모란, 손성배 2023. 4. 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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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 부터 뇌물을 받고 대북송금 의혹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입을 열기 위해 압박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각종 자료를 들이대며 압박해도 이 전 부지사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지사의 아들과 최측근 여성 등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혐의가 드러나면 이들에 대한 기소도 불사하겠다는 취지다.


檢, 이화영 측근 3차례 소환…위증 등 조사


2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지난 9일과 16일, 20일 등 3차례에 걸쳐 이 전 부지사의 최측근 A씨(여)를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현재 A씨를 업무상 배임 방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등의 수수)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한 상태다.

정당인인 A씨는 1990년 한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이 전 부지사와 알게 된 사이다. 이 전 부지사가 대표로 있던 회사에서 근무하다 이 회사가 폐업하자 2019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쌍방울그룹에 직원으로 이름만 올리고 급여로 총 1억원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14일 열린 이 전 지사의 20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에게 법인카드를 받아 (이 전 부지사가 아닌) 내가 썼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이 전 부지사의 소개로 쌍방울그룹 직원으로 허위 등재돼 급여를 받았고, 쌍방울 법인 카드도 이 전 부지사가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 부회장도 이달 7일 열린 27차 공판에서 “(쌍방울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전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이 전 부지사와 A씨를 만났는데 그때 이 전 부지사가 ‘A씨에게 법인카드를 줬다고 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경기도

검찰은 3차례 소환 조사에서 A씨에게 법정에서 한 증언의 신빙성 여부(위증)와 쌍방울그룹 직원으로 허위 등재돼 월급을 받은 경위 등을 캐물었다고 한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검찰에 온 A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를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에도 A씨에게 업무상횡령 방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의 상당성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이화영 아들에 측근도 조사…이화영 압박


검찰은 같은 날 이 전 부지사의 아들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쌍방울그룹 계열 연예기획사에 취직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B씨는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킨텍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때인 2020년 10월부터 약 1년간 쌍방울그룹 계열의 연예기획사에 근무했다. 방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열린 17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부탁으로 B씨를 계열사에 취업시켰다”며 “당시 기획사 대표에게도 ‘이화영 아들’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B씨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뇌물의 일환으로 이 전 부지사의 아들을 계열사에 취업시켰을 가능성을 놓고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이자 친구인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도 이달 초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 전 국장은 이 전 부지사가 2008년 설립한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서 사무처장 등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과정에서 중국 출장 당시 북한 인사·쌍방울 관계자들과 식사한 사진 등을 검찰이 제시했는데도 “쌍방울 사람인지 몰랐다”고 주장해 ‘거짓 증언’ 논란이 일었다.

2019년 7월 26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 리셉션 및 개회식에서 이화영(오른쪽)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왼쪽) 등 참석자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

검찰은 이 밖에도 이달 초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와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의혹 관련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등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을 북한에 연결해 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도 지난 18일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기 이틀 전에 집 앞으로 찾아와 ‘김 전 회장을 내가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으로 해달라’고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아직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최모란·손성배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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