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판결…” 2심도 노선영, 김보름에 300만원 배상

노선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왼쪽 사진)과 김보름 선수. 뉴시스

2018년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왕따 주행’ 논란을 빚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이 선배 선수 노선영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이 2심에서도 김보름의 일부 승소로 결론 내려졌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문광섭)는 21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노선영이 후배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동안 양측의 화해 조정을 권고해왔던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기어이 판결로 끝내는 게 현명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양쪽 다 억울하겠지만 완벽하게 잘한 것도 없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팀 추월 8강 당시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비난에 직면했다.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 기준으로 순위를 가리는 팀 추월 경기에서 노선영이 뒤로 밀리며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김보름은 인터뷰에서 노선영의 부진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노선영이 따돌림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오며 논란은 커졌다.

그러나 2020년 11월 김보름이 오히려 선배 노선영으로부터 지속해서 훈련 방해와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새 국면을 맞았다.

1심은 “노선영이 2017년 11∼12월 후배인 김보름에게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양쪽은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빙상연맹, 코치, 감독 등 어른들의 잘못으로 선수들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양측이 서로 화해할 것을 거듭 권고했다. 지난 1월 조정에 부친 데 이어 강제 조정 결정도 내렸지만, 양쪽 모두 이의신청을 하면서 결국 판결로 마무리하게 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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