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위 키맨' 민형배, 민주당 복당 딜레마

박현주 2023. 4. 21.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탈당해 이른바 '꼼수 탈당' 비판을 받은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 청원이 나오고 있다.

당시 탈당한 민 의원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민주당 4 대 나머지 정당 2' 구도가 됐고, 그 결과 검수완박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됐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 입법을 위한 탈당 이후에도 민주당을 위한 '안건조정위 키맨'으로 활약해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소속으로 안건위, 민주 법안 처리 도와
"돈봉투 의혹 나오는데 복당? 당에 부담"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탈당해 이른바 '꼼수 탈당' 비판을 받은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 청원이 나오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당 안팎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민 의원을 섣부르게 복당시켰다간 정치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탈당을 감행해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안건조정위원회는 다수당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수당과 나머지 정당 및 무소속 조정위원을 '3 대 3 동수'로 구성한다.

당시 탈당한 민 의원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민주당 4 대 나머지 정당 2' 구도가 됐고, 그 결과 검수완박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됐다. 현행법상 안건조정위 재적 위원 3분의 2(4명)가 찬성하면 안건을 의결시킬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민 의원 탈당 1년이 지나 복당 자격이 생겼으므로 그를 조속하게 복당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한 민 의원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민석 등 민주당 의원 21명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은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검찰개혁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치적 결단을 한 것"이라면서 "당을 위한 희생에 이제 응답해야 한다. 민 의원을 더 이상 광야에 외롭게 두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안건조정위원회 참여에 대한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 발언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비판 여론에 직면해있다. 더구나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민 의원의 탈당 과정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민 의원 복당 논의를 시작하기엔 당의 부담이 크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민 의원의 복당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지금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응시하고 있다. 그 응시에 국민의 시선으로 화답해야 한다"면서 "모든 일이 때가 있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 입법을 위한 탈당 이후에도 민주당을 위한 '안건조정위 키맨'으로 활약해왔다.

민 의원은 지난 17일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의결 당시 검수완박 때와 같은 방식으로 법안 통과에 큰 도움을 줬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 의원의 참석에 반발하며 안건 상정 전 전원 퇴장했지만, 민주당 주도로 이 법안은 통과됐다.

민 의원은 지난달 21일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청문회 실시' 안건을 논의하는 안건조정위에도 무소속 자격 조정위원으로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불참했지만, 민주당 조정위원 3인과 민 의원의 동의로 청문회 개최가 결정됐다.

안건조정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 민주당 입장에선 주요 법안 처리에 민 의원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 입장에선 민 의원 복당으로 '안건조정위 카드'가 하나 사라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민주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 역시 지난해 12월 양곡관리법 처리 때 안건조정위에 들어가 법안 통과에 도움을 준 바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