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고 볼 수가 없네" 잠행 깼다…몸 푸는 여야 2인자들
여야 대표가 공히 위기에 빠진 사이 지난 대선 여야 2인자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의 연이은 설화와 지지율 하락세로 리더십에 금이 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더해 ‘이심송심’ 송영길 전 의원 돈 봉투 사건 의혹이 겹쳐진 상태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1일 잠행을 깨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권을 작심 비판했다. 3ㆍ8 국민의힘 전당대회 낙선 후 “당분간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던 그가 처음으로 언론에 등장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모두 하락한 점을 지적하며 “당심 100%로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했다. 결국 민심에서 멀어져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선 “당정 일체라는 말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이라며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 총선은 “자칫 잘못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의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중도층ㆍ2030ㆍ무당층 지지율이 지금 10%대인데 이분들 마음을 잡는 노력이 앞으로 1년 동안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본인 역시 “언론 인터뷰 또는 의원총회에서 제가 믿는 바를 발언하겠다. 애정 어린 쓴소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2011년 시골 의사 박경철, 방송인 김제동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했던 것처럼 조만간 토크콘서트도 재개할 예정이다. 다음 달 7일엔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에서 ‘공부의 신’ 강성태와 교육을 주제로, 같은 달 24일엔 서울대에서 축구 선수 출신 김병지와 건강을 주제로 콘서트를 연다. 안 의원 측은 “새 지도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조용히 있을 생각이었지만, 당 상황이 그냥 두고 보긴 어렵게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치열하게 붙은 이낙연 전 대표도 최근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국내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두던 그가 다시 전면에 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조건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 대해 “큰 불안을 야기했다”며 “이런 잘못을 한국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위험하다”며 “국정은 정교하고 외교는 더 정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동맹은 소중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동맹국가의 숙명을 중시하는데,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미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러시아와도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에 머물다 최근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일시 귀국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낙연계 의원들과 만찬 모임을 갖고 당 상황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돈 봉투 파문에 대해 “당이 할 수 있는 도를 넘은 것”이라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터졌을 때 내가 여당(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지냈는데, 기회 있을 때마다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여러 번 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돈 봉투 사건 관련 녹취록과 검찰 진술 등에서 “호남은 해야 돼”(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광주에 돈을 뿌려야 한다”(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호남이 여러 차례 언급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호남 정계가 자기 점검을 하는 한편 지역폄하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전남지사를 역임하는 등 이 전 대표는 대표적인 호남권 인사다.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는 6월부터 비명계 결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귀국 후 유학 중 집필한 외교ㆍ안보 분야 저서를 출판하고 강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친이낙연계인 양기대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돈 봉투 의혹 사건은 우리 당 명운이 걸린 사안”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서 본인(이 전 대표)이 귀국해서 어떤 역할을 찾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올해 일본 간 외국인 셋 중 한 명은 한국인…1인당 지출 1위는 이 나라 | 중앙일보
- "서세원, 당뇨로 식사 못해 뼈만 남아…재혼한 부인 혼절" | 중앙일보
- 30대 네이버 여직원 극단선택…생전 메시지엔 "워킹맘이 죄인" | 중앙일보
- [단독] "살려주세요" 10명 집단 학폭…그 모습 웃으며 찍었다 (영상) | 중앙일보
- 암투병 흔적도 딸 흔적도…감쪽같이 사라진 모녀의 집 | 중앙일보
- 집단 환각파티 남성 60명, 모두 에이즈 감염자…이들 직업보니 | 중앙일보
- "엉덩이 라인 감춰줘서 좋아요"…일본 학생들 빠져든 이 수영복 | 중앙일보
- 박원순 유족 측 "내 남편은 성희롱 피해자…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 중앙일보
- 점심서 636조 물려줄 자녀 찾는다…부자 1위의 '후계자 오디션' | 중앙일보
- '표예림 학폭 가해자' 해고한 미용실 "피해자 후원하겠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