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나섰다…오늘부터 즉시 경매 유예
전세가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자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피해자 지원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거주할 곳 잃은 피해자를 위해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가 하면, 금융권에서는 대출 금리 인하 등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식이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을 위해 즉각적인 경매 유예뿐 아니라, 대출 규제 예외 적용을 고려 중이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같은 규제 완화 방안이 우선 적용되는 곳은 국토교통부가 파악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 2479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추홀구는 비규제지역이라 다세대주택에 대한 LTV가 70%이기는 하다. 다만 DSR을 적용하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 집값의 절반만 대출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LTV나 DSR의 기본 취지를 고려하고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전세사기 피해자의 안정적 주거 지원을 위해 한시적으로 규제 완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무 협의 이후 금융당국은 즉시 은행권·상호금융권에 대해 경매 유예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2479가구 중 은행권·상호금융권이 대출을 보유 중인 물건에 대하서는 경매가 유예됐다. 금융당국은 민간 채권관리회사(NPL) 등에 매각된 건에 대해서도 최대한 경매 절차 진행을 유예하도록 협조를 구했다.
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이, 상호금융권 중에선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선제적으로 지원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우리은행은 당장 4월 24일부터 전세사기 피해자가 저금리에 대출을 갈아타도록 한다. 그동안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이 다른 주택으로 이사하는 경우에만 기금이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하면서, 직장이나 학교 문제 등으로 이사할 수 없는 경우는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이제는 기존 주택에 계속 살더라도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등 요건을 갖추면 최저금리 1.2%, 최대 2억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5월까지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과 NH농협도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상호금융권도 이자율 조정에 나선다. 새마을금고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새마을금고에 전세대출이 있을 경우 이자율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단 대출을 지원하는 전세사기 피해자는 자신이 현재 사는 주택을 낙찰받을 경우로 제한했다. 신협은 전세사기 대상 주택에 대해 경·공매를 유예하고, 신협 전세대출이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이자율을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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