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역은행, 뱅크런 여파에 실적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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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과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미국 지역은행들은 이번 위기로 수익에 극심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은행들이 예금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과 고객 이탈을 막고자 무리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익 안정성이 휘청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계에 따르면 미 은행 고객들은 1분기 6000억달러의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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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비용 늘어 실적 악화
CD로 예금 옮겨가 이자비용 증가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미국 지역은행들은 이번 위기로 수익에 극심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은행들이 예금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과 고객 이탈을 막고자 무리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익 안정성이 휘청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주요 외신은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한 미국 중형 은행 가운데 12곳 이상이 SVB발 악재 여파로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금융권에 번진 은행 위기로 뱅크런 사태가 일자, 은행들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렸는데, 이에 따른 순이자 마진이 크게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순이자마진이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번 수익에 예금 이자 등 자금 조달 비용을 뺀 금액을 일컫는다. 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활용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본사를 둔 은행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의 마이크 맥콰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신금리 인상과 함께) 자금조달비용도 높아 올해 순이자 수입 전망이 대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알짜 은행 지주사로 꼽혀왔던 지온스 뱅크코퍼레이션도 올해 순이자마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지방은행들이 대대적으로 수신금리 경쟁을 벌인 이유는 SVB에서 시작된 은행 파산 위기로 고객들이 예치금을 빼가는 사태가 속출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계에 따르면 미 은행 고객들은 1분기 6000억달러의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일부 지역은행에 더 집중됐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지역은행인 이글뱅크의 경우 이번 분기 전체 예금의 14%에 달러가 인출됐다.
반면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미국 4대 대형은행의 예금 유출액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이 전체 은행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은 정기예금 고객들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양도성예금증서(CD)로 이탈하면서 예금 잔액이 줄어드는 어려움까지 겪게 됐다. 각각 2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피프스서드, 헌팅턴 뱅크셰어스, 뉴욕의 키뱅크 등은 지난 3분기 고객들이 CD로 예금을 옮기면서 정기 예금 잔액이 3% 미만으로 떨어졌다. CD는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예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예금 금리보다 좀 더 높다.
주요 외신은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예금 잔액을 유지한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올려 고객의 인출을 막아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고객들의 돈을 돌려주는 지급 능력이 안 돼서 고민하기보다는 수익성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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