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도 도움 받아"…우크라전 언급하며 6·25 꺼낸 尹

박태인, 김준영 2023. 4. 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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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6·25 전쟁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시사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복수의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6·25 전쟁 당시 수많은 국가가 우리나라에 도움을 주지 않았느냐”며 로이터 인터뷰의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할 때는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해 군사 지원을 시사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대량학살이 일어난다면 국제사회가 모두 함께 나서지 않겠느냐”며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우리도 역할을 요구받을 수 있다는 원론적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우리나라도 북한의 도발로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에 “전쟁 개입”이라고 반발(19일)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러시아에 달려있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국방부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지시 검토는 없었다”며 군사 지원엔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19일 보도됐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면담에선 간호법과 전세사기 대책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은 간호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야당과 최대한 접점을 찾아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도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고 한다. 전세사기와 관련해선 특위를 통해 피해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도 국내 현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당 지도부와의 면담도 현안 논의가 길어지며 예정에 없던 만찬까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방일 당시에도 출국 직전까지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노동시간 개편안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빈 방문 기간에도 민생 현안은 빈틈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김준영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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