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밥 그 나물" "입 다물라" TK신공항 두고 집안싸움

조정훈 2023. 4. 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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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윤희숙 전 의원-홍준표 대구시장 SNS 설전...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치공항 아냐"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왼쪽은 홍준표 대구시장, 오른쪽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 오마이뉴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과 관련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고추 말리는 공항', '20조 예타면제' 등 자극적인 문구로 폄훼하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반박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 지난 13일 국회에서 통과한 'TK신공항 특별법'과 '광주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빗대어 "고추 말리는 공항"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윤 전 의원은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을 1년 앞두고) 총선 표를 더 얻기 위해서 지역 사업을 막 벌이겠다는 거고, 놀라운 것은 완전히 여야의 진정한 번개의 협치, 정말 번개의 속도로 협치가 일어났다"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항 만들어 놓으면 어마어마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데 전에 무안인가(에서) 동네 주민이 고추 말리는 사진이 굉장히 (화제가 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프로그램에서 홍준표 시장이 인터뷰 도중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은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꼰대 이미지"라며 "홍준표 시장께서도 (인터뷰 차) 통화하다가 끊어버리시고 이러는 것도 좀 놀랍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땅투기 혐의로 의원직까지 사퇴했던 사람이 조용히 반성하면서 사는 줄만 알았더니 요즘 부쩍 언론에 나타나 좁은 식견으로 좌충우돌 하고 있다"고 글을 올리며 발끈했다.

그는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TK신공항을 이상한 인터뷰어와 함께 비아냥대는 그 말은 용납하기가 어렵다"며 "그 입 이제 다물고 더 이상 정치권 근처에서 기웃거리지 마라. 더 이상 그런 응석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윤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TK신공항에 대해 평생 단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 TK신공항이 사업타당성과 정책적 정당성을 가졌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윤 전 의원은 "제가 방송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예비타당성 기준을 완화하는 번개같은 여야협치로 인해 전국이 총선 공사판이 될 우려에 대해서"라면서 "공항들에서 고추를 말리는 사진은 이미 유명하며 앞으로 건설될 어떤 공항에서도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이런 꼰대 기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지 마시라. 이런 게 국민의힘 이미지를 망치는 것"이라면서 "제가 후배이지만 엄연한 전문인이며 정치인인데 '응석'이라니. (나이) 오십 먹은 전문인에게 칠십이 응석이라 하는 정당을 20-30대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비꼬았다.

그는 같은 날 다시 페이스북에 '우리당 꼰대 이미지 극복을 위해 살신성인 해주시는 홍준표 시장님께 감사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이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 권위를 주장하는 모습은 전형적 꼰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홍 시장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권위만 내세우고 나이를 권력이라 생각하고 전문가를 찍어누르는 태도는 당을 위해서도 시장님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재정사업 타당성 평가와 균형발전 이슈에 대해 본인이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공개토론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시장도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예타를 완화하는 것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고 국토균형발전을 기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만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한다. 일천한 식견으로 떠들면 떠들수록 지식의 한계만 노정된다"고 윤 전 의원을 재차 비판했다.

홍 시장은 "지금의 예타제도로는 수도권 이외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예타가 나오지 않고 수도권 일극주의만 심화시키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사회간접시설을 지방에도 골고루 설치해 지방균형발전으로 인구분산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함"이라며 "그걸 두고 미래세대에 빚만 넘긴다느니 역사에 죄를 짓는다느니 하는 그런 왜곡된 시각으로 어찌 공공기관에 근무했고 잠깐이지만 국회의원까지 했는지 의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의원은 20일 또다시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여야협잡', '달빛동맹이 아니라 미래세대 등골을 빼먹는 달빛결탁'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전 의원은 "대구와 광주가 공항이 없어서 낙후했나? 이런 생각밖에 못하는 그 밥의 그 나물 구태 정치인들을 계속 뽑아줬기 때문에 발전을 못한 것"이라며 "영호남의 구태정치인들이 땅을 같이 판다고 지역주의가 극복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가짜뉴스 난무, TK신공항은 정치공항 아냐"
  
 이철우 경북도지사.
ⓒ 경상북도
 
이런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일부 언론이 '영호남 공항 20조 원 예타면제', '연계 교통망 건설 14조 원 투입예정' 등의 기사로 특별법을 폄훼하고 있다며 "TK신공항은 군사·물류·관광공항이지 정치공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20일 자신의 SNS에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가짜뉴스 차단 필요'라는 제목으로 "영호남공항 20조 예타면제, 고추말리는 공항 건설 등 가짜뉴스가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공항 이전은 '기부대양여' 방식이어서 예타 자체가 필요 없고 다만 군공항과 함께 건설하는 민간항공시설에 대해서만 예타가 필요하나 TK민간공항 건설비가 1조40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예타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희숙 전 의원이 지방의 공항에서 고추 말리는 사진을 언급해 지방공항 운영에 대해 오해를 낳았다며 "TK신공항이 확장 이전되면 대한민국 군사력 보강은 물론 한류를 타고 세계 관광물류기지로 역할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들도 포퓰리즘 등 비난보도 이전에 사실여부를 먼저 파악해서 가짜뉴스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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