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윤 대통령이 챙겨야 할 선물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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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4일 방미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 내외는 25일 한국전쟁기념비 참배 이후 26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한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철통같은 한미동맹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복잡한 외교 현안보다는 미국 국민의 일자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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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넘어 경제성과 실익 중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4일 방미길에 오르는 윤 대통령 내외는 25일 한국전쟁기념비 참배 이후 26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한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외국 정상으로는 두 번째이자 인도·태평양 국가 정상 중 첫 국빈방문임을 강조했다.
한국으로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12년 만의 국빈방문이다. 이번 방미에는 4대 그룹을 포함 122개사가 동행한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경제사절단이다. ‘첨단산업’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동맹 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3월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전격 발표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도 이번 방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일 관계 개선 없이는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항해 한·미·일 3국의 동맹을 강화하고자 하는 미국의 구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방미를 앞두고 터진 미국의 감청 논란을 봉합하려 애썼다. 윤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철통같은 한미동맹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 한국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은 강도 높은 북한의 핵도발에 불안해하고 있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20%대로 떨어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은 윤 대통령보단 그와 함께 온 122명의 경제사절단에 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만간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복잡한 외교 현안보다는 미국 국민의 일자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대중 연설에서 삼성이나 SK의 대미 투자를 연이어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번 윤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국민 앞에서 내세울 경제적 성과에 더욱 목말라할 것이다. 미국은 한편으로 동맹 간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경제 분야에서는 철저하게 자국 중심주의로 가고 있다.
지난 17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대상 발표에서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한 대도 포함하지 않았다. 유럽차도 마찬가지였다.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울 때 주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영업 기밀까지 제출해야 한다. 재계에선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불균형에 대해 윤 대통령이 목소리를 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신냉전 시대를 맞아 전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미국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맞다. 반대로 미국에도 한국이란 동맹국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미국이 ‘국빈’으로 대접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환대에 취해 내주기만 하고 정작 실속을 못 챙기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선물은 주고받는 것이다.
강희종 콘텐츠매니저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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