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카드’ 이예원 "최종 목표는 세계랭킹 1위죠"
작은 체구에도 평균 246야드 장타 장착
스코어카드 스마일 그리기, 멘토는 박인비
"마지막 꿈은 세계랭킹 1위입니다."
‘흥행카드’ 이예원의 당찬 포부다. 이예원은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로서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세계랭킹 1위가 되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꼭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뛰고 싶다"며 "가능하면 퀄리파잉(Q) 시리즈가 아닌 초청 선수로 출전해 해외 진출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예원이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공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KB금융그룹 아마추어 챔피언십, 대만여자아마추어, 호주퀸시리키트컵, 네이버스컵 등을 휩쓸었다.
이예원은 2021년 KLPGA에 입회해 점프(3부)투어 2승, 드림(2부)투어 1승을 수확했다. 드림투어 상금랭킹 5위(7323만원)로 시드를 획득했고, 지난해 세 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13회 ‘톱 10’ 진입으로 신인왕(3001점)을 차지했다. KLPGA 사상 처음으로 신인상 포인트 3000점을 넘겼다. 지난해 상금 3위(8억4978만원), 대상 포인트 4위(530점), 평균타수 8위(71.05타)다.
이예원은 지난 9일 끝난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32전 33기’에 성공했다. 이예원은 "우승은 하고 싶었지만, 개막전에서 할 줄을 몰랐다"며 "첫 대회니까 부담 없이 치고 오자고 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우승 직후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는 말엔 "우승 직후에는 뭉클했다"며 "근데 우승 인터뷰를 하다 보니 눈물이 쏙 들어갔다"고 답했다.
이예원은 지난겨울 호주 퍼스에서 56일 동안 구슬땀을 쏟아냈다. 오전 5시 반에 기상해 18홀 라운드를 소화하고, 잠시 휴식하다가 오후 1시부터는 샷과 쇼트게임 연습을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진행했다. 저녁을 먹은 이후에도 골프에 대한 노력을 계속했다. 그는 "작년에는 저녁 식사 이후 자유시간에 쉬었는데 올해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퍼팅 연습, 빈스윙 등을 했다"고 전했다. 이예원은 훈련할 때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뒷주머니에 넣고 하면 집중할 수 없다"며 "훈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습할 때는 휴대전화를 치워버린다"고 했다.
이예원은 키가 163cm다. 체구가 작다. 하지만 평균 246.11야드(30위)를 날리는 ‘장타자’다. 그는 "골프에선 드라이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티 샷을 정확하게 쳐야 스코어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예원은 공을 클럽 페이스 중앙에 맞히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 빈스윙을 열심히 한다. 매일 몇백개씩 휘두른다. 이예원은 "스위트 스폿에만 맞추면 거리와 방향을 모두 가질 수 있다"며 "빈스윙을 많이 하면 일정하게 치는 리듬과 템포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예원은 팔 힘이 강하고 악력도 세다.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예원은 재밌는 루틴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경기 전 스코어카드에 스마일 표시를 그린다. 프로에 와서도 계속하고 있다. 이예원은 시간이 있을 때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을 봤다. 그는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의 영화를 관람한다"며 "국내 배우 중에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박서준을 좋아한다"고 공개했다. 이예원은 박서준과 아이유 주연한 ‘드림’이 개봉하면 볼 계획이다.
이예원의 롤 모델은 ‘골프여제’ 박인비다. 그는 "박인비 선배는 쇼트게임을 너무 잘해 닮고 싶다"며 "멘탈도 정말 좋아 보인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예원은 "어렸을 때는 박인비 선배가 KB금융그룹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멋있었다"며 "아마추어 시절부터 KB금융그룹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후원사 계약을 한 만큼 그 꿈이 이뤘다"고 활짝 웃었다.
이예원은 올해 개막전을 앞두고 다승을 목표로 잡았다. 상반기 1승, 하반기 1승이다. 그는 "상반기도 아직 많이 남았다"며 "상반기 2승으로 목표를 수정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예원은 첫 우승 이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그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제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잘 할 수 있다는 마음도 생겼다"고 했다. 그는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올해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받을 수 있는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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