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꼬리표 늘어나는 카카오…정부 바라보는 스타트업들
카카오뱅크·카카오VX는 형사고발
"스타트업계, 스스로 아이디어 보호 필요"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뱅크·카카오VX·카카오헬스케어 등 3곳은 중소기업과 '아이디어 도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계열사 3곳 모두 "도용 또는 탈취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중소·스타트업들은 "카카오가 영업기밀을 탈취했다"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 플랫폼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카카오VX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카카오VX로 이직한 직원이 무단으로 스마트스코어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 스마트스코어의 솔루션과 영업을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박노성 스마트스코어 부대표는 "카카오VX가 최근 2년간 우리(스마트스코어) 관리자 페이지를 801회 무단 접속(해킹)한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카카오VX가 해킹을 통해 자신들의 솔루션 개발하는데 참고하고 영업에 활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스마트스코어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간 총 801회 해킹을 시도해 577회 스마트스코어 관리자 페이지를 무단 침입했다. 박 부대표는 "최근 3년간 우리 사이트에 접속했던 IP를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VX본사 IP를 확인했다"면서 "카카오VX재직중인 직원을 통해 IP확인을 재차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자신들의 골프장 운영 솔루션을 모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부대표는 "이 과정에서 '태블릿 내 골프장 운영 솔루션'과 골프장 임직원 관리자 페이지 솔루션을 모방했다"면서 "카카오VX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개발 업무 툴에 우리들의 UI를 캡처하고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VX는 우리가 개발한 솔루션을 무상으로 배포하고, 우리와 계약한 골프장의 위약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등의 영업 행위에 대해 녹취록 등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또 카카오VX가 증언한 직원들 쫓아다니면서증언을 철회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VX 측은 현재 해킹 의혹 인지한 상태다. 카카오VX 관계자는 "스마트스코어에서 카카오VX로 이직한 직원이 스마트스코어의 관리자 페이지를 접속한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해당 사실을 인지한 직후 관련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후 필요한 인사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스코어와의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올아이탑도 자사의 스마트폰 뱅킹 지문인증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카카오뱅크가 침해했다고 나서면서, 양사의 법적 분쟁은 2018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올아이티탑은 모든 은행이 본인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민사 소송에서 기술의 내용이 완전히 상이하다는 점이 인정돼 카카오뱅크가 모두 승소했으며, 현재 올아이티탑의 해당 특허는 특허법원의 판결에 의해 무효화된 상태다.
올해 첫 사업계획을 발표한 카카오헬스케어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닥터다이어리는 이들이 지난 2017년 선보인 혈당관리 플랫폼 ‘닥터다이어리’의 BM과 카카오헬스케어의 신사업 ‘감마(GAMMA)’이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사건은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닥터다이어리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0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제안에 따라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이듬해 카카오브레인의 협업 제안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닥터다이어리 측은 이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주요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플랫폼은 사용자의 혈당 등 건강 데이터 기록을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특히 ▲타겟 사용자가 혈당 관리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 대상자라는 점 ▲인공지능(AI) 활용 데이터 로그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 ▲커뮤니티 연동을 통한 사용자 락인 효과를 꾀한다는 점에서 상당 부분 공통점을 띤다. 다만 카카오헬스케어 측은 "그룹 계열사가 취득한 정보를 또 다른 계열사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역활을 촉구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사업 아이디어라는게 되게 모호한 영역"이라면서도 "스타트업들도 아이디어 관련해 특허 등록이나 아카이빙 해놓을 수 있는게 좋다. 그러나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서는 어려운게 사실"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슷한 아이디어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많이 나올 때는,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이 말라죽고 끝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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