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삶에 밑줄을

2023. 4. 2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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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기형도는 '성경이 아닌 삶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삶에 밑줄을 긋는다는 것은 내 존재와 삶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으로 우리는 주님에게서 배우고 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걸 쫓아냈고 이기셨으며 진짜 행복과 삶을 우리에게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에 방점을 찍듯이, 우리의 삶에 밑줄을 긋는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고 그의 세상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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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시인 기형도는 ‘성경이 아닌 삶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삶에 밑줄을 긋는다는 것은 내 존재와 삶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으로 우리는 주님에게서 배우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네 삶이 되게 하라. 복음과 신앙은 관념이 아닌 입으로 고백되고 몸으로 살아내는 삶이기 때문이다. 율법을 마음 판에 새기라(신 6:6, 잠 7:3)는 말씀이나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 7:24)를 말씀하심은 머리보다 마음에, 마음에서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은 완성되고 끝난 것이 아니다. 멈출 수 없고 다 된 것처럼 자만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삶을 내려놓고 오직 신앙으로만 매달리고 하나님께 전부를 맡기는 때가 있고 꼭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삶과 동떨어진 신앙은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건강하며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다. 사이비나 이단들의 특징이 삶과 신앙을 격리한다. 종말론적 신앙으로 몰아가며 삶을 등지게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마주하기 위해 말씀을 찬찬히 읽고 묵상하며 곱씹어야 한다. 기도의 시간을 통해 더 깊이 하나님과 독대하며 자신과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신 많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며 선한 역사를 일으킬 수 있도록 반응해야 한다.

기독교 영성은 사랑에서 온다. 사랑이야말로 율법의 완성이고 최고의 선지서다. 사랑이신 하나님이 그렇게 당신을 드러내셨고 허락하셨다. 하나님을 받아들임은 사랑을 얻는 것이며, 그의 삶과 영성의 중심이 사랑에 있다는 말이다. 하나님을 더욱 온전하게 사랑하고자 하고 내 몸처럼 이웃을 사랑하고자 하면 온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

개인 영성의 완성은 사회적 또는 공동체 영성이다. 사랑은 하나님을 닮아 본질적으로 이타적이며 안과 밖을 아우른다. 너와 내가 하나이며 더 넓은 세계로 나간다. 이기적이며 안으로만 향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 욕망과 탐욕이며 결코 하나님의 것이 아니다.

이제 곧 5월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꽃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때다. 연녹색 세상이 펼쳐지며 모든 생명은 새 힘을 나눠 가진다. 땅은 제 몸을 풀어 모든 걸 받아들이고 물은 제 자리에서 시작해 아래로 흘러간다. 하늘은 온갖 조화와 신비로 세상을 감싸 안고 땅은 거룩한 생명의 역사를 이어간다.

오인태 시인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숲이 눈부신 것은/ 파릇파릇 새잎이 눈뜨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도랑물이 생기를 찾는 것은/ 갓 태어난 올챙이, 송사리들이/ 졸래졸래 물속에 놀고 있기 때문이지. 다시 봄이 오고/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새잎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 새싹 같은 너희들이 있기 때문이지…’라고 했다.

세상은 무한경쟁을 외치며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이겨야 한다며 끝없이 우리를 몰아간다. 돈과 권력을 쥐어야 하며 빈틈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과 인생이 아깝지 않은가, 우리 인생 속에 정말 인생이 있었는가, 그럴듯하게 근사하고 화려하게 포장은 했지만 안으로는 잔뜩 긴장하며 두려움과 불안 속에 아프게 살아왔다.

예수님은 그 모든 걸 쫓아냈고 이기셨으며 진짜 행복과 삶을 우리에게 주셨다.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을 안겨주셨고 당당하고 멋진 자기 삶을 살게 하셨다. 우리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며 부모님을 존중하며 아껴야 한다. 가까운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방점을 찍듯이, 우리의 삶에 밑줄을 긋는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고 그의 세상이어야 하겠다.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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