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였던 캐롯의 ‘봄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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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캐롯과 안양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PO) 첫 출격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김승기(사진) 캐롯 감독은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올 시즌 캐롯은 우여곡절 끝에 PO에 진출한 뒤 매 경기 드라마를 썼다.
역대 6강 PO 1차전을 패한 팀이 4강에 오를 확률은 5.9%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기적과도 같은 승리였다.
올 시즌 통합우승이 유력한 KGC와 맞붙은 4강 PO에서도 캐롯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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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미래에도 끝까지 최선
김승기 감독, 끝내 뜨거운 눈물
“영화 ‘리바운드’가 아니라 캐롯을 찍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게 더 재밌는 거 같은데”
프로농구 고양 캐롯과 안양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PO) 첫 출격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김승기(사진) 캐롯 감독은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올 시즌 캐롯은 우여곡절 끝에 PO에 진출한 뒤 매 경기 드라마를 썼다.
캐롯은 19일 KGC와 4차전을 끝으로 길었던 봄농구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달 초부터 쉴 틈 없이 9경기를 소화하며 이미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 상태였다. 이날 경기는 졌지만 팬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캐롯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새로 출범한 캐롯은 시즌 내내 ‘돈 문제’에 시달렸다. 운영 주체인 데이원스포츠가 정규리그 막바지에 구단 운영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KBL 가입 납입금을 제때 내지 못해 순위에 들고도 PO에 진출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어렵사리 자금을 마련해 PO엔 올랐지만 재정난은 계속됐다. 선수들 월급이 밀리는 건 물론이고 식비까지 끊겼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다. 6강 PO에선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역전 업셋을 거뒀다. 역대 6강 PO 1차전을 패한 팀이 4강에 오를 확률은 5.9%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기적과도 같은 승리였다.
올 시즌 통합우승이 유력한 KGC와 맞붙은 4강 PO에서도 캐롯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1차전에서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굴욕을 당한 뒤 2차전에서 곧바로 설욕에 나섰다. 팬들도 놀라운 단합력으로 캐롯을 지지했다. 식비가 끊겼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모아 장어덮밥 등 선수 조공에 나섰다. 관중석을 가득 메워 캐롯의 상징색인 주황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악조건에서도 팀을 이끈 김승기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농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다음’을 예고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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