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6일 바이든과 회담, 27일 미국 의회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2021년 1월 출범한 바이든 정부 입장에선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이 두 번째 국빈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오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을 포함해 여러 일정을 함께한다”며 “70년간 축적된 한·미 동맹의 성과를 축하하고, 미래 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처음 한·미 정상회담을 한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와 영국 런던, 미국 뉴욕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잇따라 만났다. 이번 국빈 방문은 양 정상의 여섯 번째 만남이다.
윤 대통령, 미군 수뇌부로부터 직접 정세브리핑 받는다
김 차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내용과 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의와 관련해 김 차장은 ▶한·미 연합방위 태세 공고화 및 확장억제 강화 ▶경제안보협력의 구체화 ▶양국 미래세대 교류 지원 ▶글로벌 이슈 공조 강화 등을 꼽았다. 핵심 의제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확장 억제 실효성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핵우산이나 미사일 방어체계(MD) 등을 가동해 한국이 핵 위협을 받을 때 미 본토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확장억제와 관련해선 아직 미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지난 1년간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컸고, 정보·기획·실행 면에서 지속적으로 실시된 여러 가지가 하나의 그림으로 집행·발전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전날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 공격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된 나토의 여러 나라는 외형상으로 강력해 보이지만 모이는 빈도나 횟수가 예전보다 약화됐다”며 “한·미가 마련하려는 건 나토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갖다 놓지는 않을 것이지만, 협의의 깊이와 폭은 훨씬 강력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7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의 공동 가치에 기반한 동맹의 70년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 동맹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내외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 뒤 미군 수뇌부로부터 직접 정세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미군으로부터 직접 브리핑을 받는 건 이례적이다. 브리핑은 북한 군사 정보 등에 대한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27일 오후 보스턴으로 이동한 뒤 28일에는 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과 대담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방문해 연설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은 한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과 대응 방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어 하버드 메모리얼 처치를 들러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하버드 졸업생들을 추모하고, 로런스 바카우 하버드대 총장과 면담한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을 전후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느 순방 때나 그랬듯,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계획을 지참해 용산과 대통령이 계신 곳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후속 조치를 지시하는 시스템이 작동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방미 기간을 전후해 상정할 수 있는 북한의 도발에 신경 써 현장에서 자동 대응하는 파트, 한·미 정상이 협의해 지시할 수 있는 파트가 긴밀히 연동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단 환각파티 남성 60명, 모두 에이즈 감염자…이들 직업보니 | 중앙일보
- "서세원 당뇨 심했는데...한국에 있는 유족들, 현지로 오는 중" | 중앙일보
- 암투병 흔적도 딸 흔적도…감쪽같이 사라진 모녀의 집 | 중앙일보
- 올해 일본 간 외국인 셋 중 한 명은 한국인…1인당 지출 1위는 이 나라 | 중앙일보
- 박원순 유족 측 "내 남편은 성희롱 피해자…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 중앙일보
- 점심서 636조 물려줄 자녀 찾는다…부자 1위의 '후계자 오디션' | 중앙일보
- '표예림 학폭 가해자' 해고한 미용실 "피해자 후원하겠다" | 중앙일보
- 몸에 좋대서 먹은 아보카도, 농약 절어있었다…콜롬비아산 발칵 | 중앙일보
- 방시혁, LA 부촌 벨에어에 350억 대저택 샀다…5성급 호텔 수준 | 중앙일보
- 숲에 100억 쏟았다…교사 관두고 60년간 민둥산 살린 남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