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Food] 녹두가 계란이 되고 콩이 참치가 된다고?
대체육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에서 ‘고기보다 나은’ 것으로 나아가야 하는 대체육 시장. 대체육은 무엇이고 어떤 기술로 만들어지는지, 정말 지구를 구할 구원투수인지 쿠킹&푸드 식재료 탐구에서 살펴봤습니다.
2040년엔 대체육이 세계 육류 시장 60% 이상 차지 전망
고기를 대신할 식재료로 일찌감치 각광을 받은 것은 콩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콩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 맛을 내는 식품을 만들었다. 일명 콩고기. 식감과 형태에 집중해 맛으로 즐기긴 어려웠다. 대체육 시장이 활기를 띤 건 최근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채식 위주의 식사가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 여기에 동물권, 환경 문제가 더해져 크게 성장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현재 육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고기를 대신할 식재료 연구도 한창이다. 식물성 대체육은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열, 냉각, 가압하여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다. 콩 외에도 밀, 완두 등이 주로 활용된다. 공주대 식품공학과 류기형 교수는 “대부분 분리된 콩 단백질을 수입해 생산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산 원료를 중심으로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콩과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는 녹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물에서 찾은 단백질은 원재료의 종류, 배합, 공정의 조합을 통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변신한다. 상상은 무한대다.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잇저스트는 녹두로 식물성 계란을, 신세계푸드는 돼지고기를 모방한 슬라이스 햄을 출시했다. 해산물 생산에 도전장을 낸 기업도 있다. 동원F&B와 오뚜기는 캔 참치의 대체 식품을 선보였다. 동원F&B의 마이플랜트는 그간의 참치 가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존 참치와 유사한 식감을 낸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콩 단백질로 만든 언튜나 식물성 바질 참치를, 식물성 대체식품 전문기업 알티스트 역시 식물성 참치 3종을 출시했다.
먹는 부위만 먹을 만큼만 키우는 ‘배양육’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진이 있었다.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로 만든 미트볼이다. 거짓말 같은 이 사진은 호주 배양육 스타트업 바우가 DNA 기반의 세포 배양육으로 만든 진짜 미트볼이다. 배양육은 동물을 사육, 도축하지 않고 필요한 고기를 얻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일반 육류와 같은 근육, 지방 등의 성분을 동일하게 구현해 맛, 식감 면에서 실제 고기와 거의 같다.
맛이 궁금해도, 배양육을 맛보려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 23년 현재까지 배양육을 식품으로 승인한 나라는 싱가포르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미국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배양육 물질 평가를 통해 안정성에 더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고, 미국 농무부(USDA)는 상용화 검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아직 논의 중이다.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 스페이스에프의 이동경 연구소장은 “배양육은 신선육에 있는 세포를 그대로 배양하는 방식이라 인류가 먹던 식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험실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 대한 새로운 안정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3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관계부처와 지속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혜린 쿠킹에디터 son.hyel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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