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Collection] 탄소 발자국 줄이기 선봉에 선 ‘쇼파드’

이현상 2023. 4. 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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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스틸 모든 스틸 시계로 확대
자체 개발 루센트 스틸 경도 우수
L.U.C 1860은 드레스 워치의 표본
수작업 고급 패턴 다이얼에 주목

2023년 쇼파드의 새 시계 L.U.C 1860
쇼파드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L.U.C 96.40-L
쇼파드의 공동 회장 카를-프레디히 슈펠레(좌) 캐롤라인 슈펠레(우) 그리고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운데).

일주일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4월 초에 막 내린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 워치스앤원더스. 개최지인 스위스 제네바에 근거지를 둔 쇼파드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쇼파드는 1860년 스물넷 젊은 나이의 루이-율리스 쇼파드(Louis-Ulysse Chopard)가 회중시계와 크로노미터(선박에서 사용하는 정밀시계) 제작 공방을 설립하며 시작한 브랜드다. 설립 이후 고급 시계 제작에 몰두한 쇼파드는 1963년 슈펠레 가문의 브랜드 인수로 가족 경영 체제 발판을 마련했고, 1985년 정식 주얼리 라인을 출시하며 세계적인 워치 앤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쇼파드는 파인 워치와 하이 주얼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극소수 브랜드답게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부터 젬 스톤을 세팅한 주얼리 워치까지 자신들의 장기를 십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첫날에는 광고 캠페인 쇼파드 러브 시네마(Chopard loves Cinema)의 주인공이자 글로벌 홍보대사인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부스를 찾아 박람회의 열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한몫했다.


재활용 스틸 사용을 향한 굳건한 의지


쇼파드는 박람회 기간 중 재활용 스틸 사용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며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쇼파드가 독자 개발한 재활용 강철 합금 소재인 루센트 스틸(Lucent Steel™) 사용을 연내에 모든 스틸 시계로 확대하며, 루센트 스틸의 원료가 되는 스틸의 80%를 재활용 스틸로 대체한다 계획이다. 발표 내용에는 2025년까지 재활용 스틸의 사용 비율을 9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더불어 쇼파드는 재생 에너지 관련 국제 비영리 기구인 클라이밋 그룹(Climate Group)의 스틸제로(SteelZero) 프로젝트 동참 소식까지 함께 전했다. 스틸제로는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다. 국제 스테인리스 스틸 포럼(ISSF)은 ‘스틸제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쇼파드의 행보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재활용 스틸의 함유량이 30% 늘어나면 스틸 생산과 관련한 탄소 배출량이 30% 줄어들고, 재활용 비율이 40% 늘어나면 같은 수치만큼 배출량이 줄어든다.


쇼파드의 혁신적 소재 루센트 스틸


루센트 스틸은 쇼파드가 2019년 스포츠 워치 컬렉션 알파인 이글을 출시하며 처음 선보인 강철 합금 소재다. 재활용 스틸이 주원료지만 재제련 공정을 거치며 손목시계에 적합한 스틸로 재탄생한다. 일반적으로 손목시계에 사용하는 스틸보다 비커스 경도가 높아 스크래치와 마모에 강하고, 의료 기기에 쓰이는 스틸과 비슷해 민감하고 약한 피부에 자극이 적다. 더불어 빛을 뜻하는 이름처럼 금과 비견될 정도로 빛나는 광채를 발하는데, 기존 스틸보다 불순물 함량이 적기 때문이다.

루센트 스틸 매력 알 수 있는 L.U.C 1860


쇼파드가 워치스앤원더스에서 발표한 L.U.C 1860은 드레스 워치인 L.U.C 컬렉션 특유의 우아한 외관과 스위스 정통 시계 제작 노하우가 조화를 이룬 올해의 기대주다. 창립자 루이-율리스 쇼파드의 이름 앞글자를 따 명명한 컬렉션인 만큼 브랜드가 보유한 기술을 총망라해 생산한다. 더욱이 L.U.C 컬렉션의 첫 시계를 재해석해 만든 만큼 브랜드 역사와 헤리티지의 중심에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지름 36.5㎜의 라운드 케이스 안에 연어 색을 띤 금 소재 다이얼이 자리했다. 12시 방향에는 쇼파드의 로고, 6시 방향에는 시계의 구동 방식을 뜻하는 ‘오토매틱’ 문구와 함께 스몰 세컨즈(초침)가 놓여있다. 다이얼 가운데에는 2개의 시곗바늘이 시와 분을 정확히 알린다. 로고를 가운데 두고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는 기요셰, 초침 아래에 동심원 형태로 퍼져 또 하나의 기요셰가 대비를 이루며 시계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다이얼에 일정한 패턴을 내는 이 기요셰는 수작업으로 완성해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검을 떠오르게 하는 2개의 시곗바늘은 매 시마다 부착한 V형 아워 마커와 조화를 이룬다.

케이스를 뒤집어 확인할 수 있는 시계의 심장은 또 다른 볼거리다. L.U.C 1860에는 두께 3.3㎜에 불과한 오토매틱 방식의 L.U.C 96.40-L 무브먼트가 탑재됐다. 이 무브먼트는 1996년 쇼파드가 처음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재구성했다.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하며 동력을 축적하는 부품인 반원 모양의 로터는 22캐럿 금으로 만들었다. 부품의 관성을 높여 원활하게 회전하기 위한 선택이다. 로터의 회전을 통해 축적되는 파워리저브는 완충 시 65시간으로 주말 내내 시계를 풀어놔도 시계가 멈추지 않아 편리하다.

이 시계는 정확성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스위스의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다. 섬세한 장식과 원활한 기능 덕에 소수의 시계만 획득할 수 있는 제네바 홀마크까지 획득했다. 혁신성과 미학을 고루 갖춘 드레스 워치가 등장했다.


‘지속가능한 럭셔리’는 오랜 기업 운영 철학


루센트 스틸과 이를 가지고 만든 L.U.C 1860 워치는 쇼파드의 운영 철학인 ‘지속가능한 럭셔리 여정(Journey to Sustainable Luxury)’에 힘을 보태는 모델이다. 2013년부터 공정한 방식으로 채굴한 금을 사용하는 윤리적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이상적인 럭셔리 산업의 청사진에 쇼파드가 있다.
루센트 스틸의 재제련 공정. [사진 쇼파드]
루센트 스틸의 재제련 공정. [사진 쇼파드]
루센트 스틸의 재제련 공정. [사진 쇼파드]
루센트 스틸의 재제련 공정. [사진 쇼파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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