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 반등세…집값 바닥 쳤나 [경제칼럼]

2023. 4.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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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반등세를 보였다. 바닥 근접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급매 소진 후 관망세를 전망하는 의견도 여전하다.

긴 하락 기간을 동반한 낙폭 과대 지역은 과거 시세가 높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시장 환경과 매매 심리가 취약한 지역일 수 있다.

추가 하락 공포도 높다. 그런데 충분한 조정 후 반등 국면이 도래한다면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국 실거래가격지수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 1위 지역은 세종시다. 지난 14개월간 30% 하락세를 보였다. 2위는 인천과 경기도다. 지난 7개월간 하락률이 각각 25%에 달한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실거래가격지수 하락률이 전국 평균(7개월간 하락률 -19%)보다 높았다는 의미다.

실거래가격지수와 매매가격지수 흐름은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거래량이 적고, 가격 변동성이 큰 약세장에 유용한 시장 지표다.

이에 비해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조사로 시세 흐름을 나타낸다. 아파트 입주 물량 등 수급 조건이 영향을 주지만, 거래량이 풍부할 때는 시장 나침반 역할을 수행한다. 거래량이 뜸하면 실거래 가격보다 하락률이 적게 나오기도 한다. 이는 ‘상승기 추격 매수’와 ‘하락기 하향 매도’로 실거래 가격이 시세보다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률이 높은 대도시는 표본이 많아 주로 급매가 실거래된다. 다만 시장 바로미터인 매매가격지수는 공포기에 투자 심리를 체크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전국 매매가격지수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을 살펴보면 1위는 역시 세종시다. 15개월간 하락률이 27% 수준이다. 2위 지역은 대구다. 대구 매매가격지수의 최근 10개월간 하락률은 17%를 기록했다. 수도권보다 대구 매매가격지수 하락폭이 컸다.

이제 실거래 가격과 매매 가격 증감률 차이를 살펴보자. 아직은 투자 환경과 매매 심리가 안정되지 않아 주택 실거래 가격의 부침 가능성도 있고, 매매 가격도 하향세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증감률 차이가 지나치게 확대된 곳은 반발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로 실거래 가격 증감률이 매매 가격 증감률보다 13.6%포인트 높았다. 경기(10%), 인천(8.5%)이 뒤를 이었다.

집값 조정 기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통 조정기에는 실거래 가격 하락 기간이 매매 가격 하락기보다 길다. 급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조정 기간도 연장되기 때문이다. 실거래 가격과 매매 가격 증감률 차이가 크고, 하락 기간이 길면 반등 기회가 빠를 수도 있다.

허문욱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수석전문위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5호 (2023.04.19~2023.04.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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