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세계로의 대이동… ‘게임의 힘’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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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절망적이고 재미도 없다.
그의 얘기는 "우리가 마음먹고 '긴 게임'을 제작해 전 세계적 참여를 이끌어낸다면 모두 함께 플레이해 새로운 규모의 협력, 합의, 합작을 이끌어냄으로써 인류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현실은 현재에 묶여 있다. 게임을 하면 함께 미래를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다" 등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거대하고 열정적인 게이머의 존재와 그들의 새로운 감각, 그리고 현실보다 훨씬 나은 환경을 만들어온 게임 디자인을 세계를 바꾸는 수단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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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맥고니걸 지음, 김고명 옮김
RHK, 520쪽, 2만5000원
현실은 절망적이고 재미도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온라인 세계, 특히 게임의 세계로 이주했다. 이제 온라인 세계에 모인 군중과 지식으로 현실 세계를 고쳐나갈 시간이 됐다. 게이머는 새로운 시민이며, 게임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게임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의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여기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게임 기획자이자 연구자인 저자는 “도대체 게이머들은 무엇을 잘하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게이머, 특히 온라인 게이머가 한 가지 중요한 일에 기가 막힐 만큼 능하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졌다. 바로 ‘협업’이었다. 실제로 나는 온라인 게이머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협업을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얘기는 “우리가 마음먹고 ‘긴 게임’을 제작해 전 세계적 참여를 이끌어낸다면 모두 함께 플레이해 새로운 규모의 협력, 합의, 합작을 이끌어냄으로써 인류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현실은 현재에 묶여 있다. 게임을 하면 함께 미래를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다” 등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게임에 대한 생각을 뒤집어 놓는다. “게임을 오로지 현실 도피용 오락으로만 여기는 행태를 버리라”고, “더는 게임이 현실의 삶, 일과 동떨어졌다고 봐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의 게임 담론이 주로 게임의 어두운 면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게임의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춘다. 왜 좋은 게임을 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지, 게임이 어떤 식으로 세계 변화에 도움이 되는지 얘기한다. 또 게임이 인간 경험을 최적화하는 원리, 협력으로 놀라운 일을 이루게 하는 원리, 오랫동안 몰입을 지속시키는 원리 등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게임의 힘에 주목하라’는 주장으로 나아간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젊은이들은 21세가 될 때까지 2000∼3000시간을 독서로 보내는 반면 무려 1만여 시간을 컴퓨터·비디오 게임에 쓴다. 미국 학생이 초등 5학년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1만 시간 정도 된다.
게임의 엄청난 인기는 재미와 중독성 때문일까? 저자의 설명은 다르다. “현대 사회의 현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간의 진정한 욕망을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이 충족시킨다. 도전과 보상에 대한 굶주림, 창조와 성공에 대한 굶주림, 사교와 소속감에 대한 굶주림을 게임에서는 해결해준다.”
“게임과 비교한다면 현실은 망가져 있다.” 그 결과 ‘게임 세계로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인류는 1주일에 총 30억 시간 이상을 게임으로 보낸다. 이 시간들은 무의미하고 무용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게임이 삶을 행복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와 특질들을 길러낸다고 본다. 협업, 사회적 연결성, 엄청난 몰입, 공정한 경쟁과 보상, 미래에 대한 상상력 등이다.
저자는 거대하고 열정적인 게이머의 존재와 그들의 새로운 감각, 그리고 현실보다 훨씬 나은 환경을 만들어온 게임 디자인을 세계를 바꾸는 수단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책은 우리의 관심을 실제적이고 긴급한 현실 문제로 인도하는 게임들, 게임을 통해 새로운 해법들이 탄생하는 사례들을 다수 소개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기후위기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게임으로 해결할 가능성이다. 그는 “대성공을 거둔 신게임들을 보면 대규모 군중을 세계 변화 활동에 열중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점들이 있다”면서 “게임으로 공동의 관심을 미래로 기울이고 전 지구적 관점을 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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