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00대 CEO]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 주주 가치 우선…‘한국판 버크셔해서웨이’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4.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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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생/ 미국 타처고/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스위스 IMD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3년 대한항공 구주지역본부 차장/ 1991년 한진투자증권 상무/ 1999년 한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2003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회장/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현)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은 금융권에서 내내 이슈를 몰고 다녔다. 무엇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자회사 편입이 최대 화제였다. 지난해 메리츠금융지주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통합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금융권 시선은 자연스레 조정호 회장을 향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는 방향의 의사 결정은 국내 재계에서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주와 화재·증권 간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승계도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정호 회장은 “지분율이 내려가도 좋다”며 “기업을 승계할 생각도 없으니 경영 효율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하자는 제안을 경영진에게 먼저 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이런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지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래 기대 이익이 더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05년 3조원대에 불과하던 메리츠금융그룹 총자산은 최근 100조원으로 30배 이상 성장했다.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은 조 회장의 전문경영인 중용과 파격적인 보상 시스템 덕분이다. 조 회장은 성과를 낸 경영진에게 막대한 보상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의 이런 의지는 그룹 전반에 철저한 성과주의를 확산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실적만 따라준다면 임기 역시 안정적으로 보장해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통상 남은 임기가 짧아질수록 전문경영인은 모험적인 시도를 지양하고 재무 성과 위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단기주의(short-termism) 패턴을 보이는데, 메리츠그룹은 이런 관성에서 다소 자유롭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를 미국의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전문 투자 지주사로 키우고 싶어 한다. 실제 워런 버핏은 손해보험업을 기반으로 장기 투자 자금을 마련해 지금의 버크셔해서웨이로 키웠다. 버핏은 보험사의 내부 적립금 개념인 플로트(float·책임준비금)에 큰 매력을 느껴 보험사를 버크셔해서웨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일가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독보적인 금융그룹을 일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5호·별책부록 (2023.04.19~2023.04.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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