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제2의 누누티비를 막으려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초 한 지인은 식사 자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안 봤다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하며 한 사이트를 소개했다.
불법 도박 등 광고를 많이 배치한 다른 서비스와 달리 누누티비는 실제 OTT 및 방송 사이트와 유사하게 콘텐츠 중심으로 꾸몄다.
실제로 지난해 138만여회에 불과한 누누티비 대체 사이트 접속량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올해 2월 이후 7800만회를 넘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누가 넷플릭스에서 돈 내고 드라마를 보나요?"
올해 초 한 지인은 식사 자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안 봤다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하며 한 사이트를 소개했다.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였다. 누누티비에 접속하니 MBC KBS SBS 등 지상파부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현재 상영 중인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불법 도박 등 광고를 많이 배치한 다른 서비스와 달리 누누티비는 실제 OTT 및 방송 사이트와 유사하게 콘텐츠 중심으로 꾸몄다. 입소문을 타면서 누누티비를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달 기준 누누티비 내 콘텐츠 조회 수가 18억건을 넘겼다고 추산했다.
업계는 누누티비 월 이용자가 1000만명이 넘는다고 봤다. 여기에 정부 및 언론이 누누티비를 도마 위에 올리자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본능을 자극해 스트라이샌드 효과(정보를 삭제하려다 관심을 끌어 정보가 더 확산한 효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38만여회에 불과한 누누티비 대체 사이트 접속량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올해 2월 이후 7800만회를 넘었다. 사람들은 콘텐츠 '도둑 시청'에 무감각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에 아쉬워한다. 온라인상에서는 누누티비의 폐지를 추모하는 공간도 생겼다. 사람들은 또 다른 불법 사이트 찾기 항해에 나서고 있다. '짝퉁' 누누티비가 생기고, 접속 링크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수십, 수백억 원을 투자해 제작한 콘텐츠를 '내 돈' 안 쓰고 공짜로 본다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 정작 콘텐츠 주인인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누누티비로 인한 누적 피해액이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불법 사이트에 의한 저작권 침해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6년에 개설된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밤토끼는 2017년에만 웹툰 업계에 1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됐다. 밤토끼는 2018년 5월 운영진이 검거되면서 폐쇄됐다. 웹툰 작가들은 '밤토끼'의 운영진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뉴토끼' 등 짝퉁 불법 사이트가 나오면서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콘텐츠 플랫폼이 불법 유통 근절에 힘을 쏟지만, 불법 사이트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이트 주소를 없애도 기존 주소 뒤에 숫자를 붙여 새 주소를 만들거나, 해외에 본사를 둬 법망을 피해 가기 때문이다.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제2의 누누티비를 막으려면 제도 개선은 물론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개개인의 인식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는 개인을 통제하긴 어렵다. 저작권법은 개인이 사적 공간에서 영리 목적 없이 저작물을 보는 것은 자유라고 명시한다.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불법 콘텐츠 근절을 위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해야 한다.
한국 콘텐츠의 제작 수준이나 작품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투자-제작-유통 등이 쳇바퀴 도는 생태계다. 우리 콘텐츠가 제값을 받지 못하면 산업은 가라앉는다. 저작권을 확실히 지킬 수 있어야 '제2의 기생충'도 다시 나온다. '공짜'의 유혹을 참자.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한 때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