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거래증권사 축소"...중소형사 '울상'
[한국경제TV 유주안 기자]
<앵커>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거래증권사 선정 기준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증권사들에게 통보했습니다.
막대한 규모의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만큼, 증권사들로부터 더 좋은 정보를 얻어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증권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입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전주로 각 증권사를 소집해 내년부터 국내 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현재 36개인 일반 거래(인덱스 거래 별도) 증권사를 국민연금에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질 등을 고려해 26개사로 줄인다는게 골자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주식 투자규모는 약 136조원(1월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반기마다 공개된 기준에 따라 거래증권사를 새롭게 선정하고 이들 증권사를 통해서만 매매 주문을 냅니다.
거래규모가 워낙 크고, 높은 등급을 딸수록 유치하는 자금 규모도 비례해 커지기 때문에 대형사, 중소형사 가릴 것 없이 국민연금 거래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수수료율은 공개된 바 없지만 국민연금 거래를 통해 생기는 수입만도 많게는 연간 수십억원대로 파악돼 선정 여부에 따라 그 기간 법인영업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국민연금이 거래증권사를 줄이기로 한 건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과 ESG에 대한 심사기준을 더욱 강화해 양질의 서비스를 받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즉 거래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해선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기존 3등급이던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동요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더 높은 양과 질의 정보를 원하는 건 당연하지만 회사별로 리서치 등에 얼마나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지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여력이 없을 수도 있는데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선 국민연금 의존도가 높은 소형 증권사의 경우, 탈락하게 될 경우 수익면에서 타격이 더욱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현재 3등급을 부여받은 중소형사의 경우 법인영업 조직 전체 수익의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절반 정도가 국민연금 거래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부동산PF발 부실 위험이 채 봉합되기 전에 큰 손 고객마저 잃게될까 중소형 증권사들의 고심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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