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4년 만에 분기 최저 성장률…“하반기 돼야 수요 회복세”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4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마이너스 성적은 면했지만, 수요 위축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2분기 실적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TSMC는 20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069억9000만 대만달러(약 8조9700억원)로 전년 동기(2027억 대만달러) 대비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수준이지만, 분기 성장률로는 4년 만에 최저치다. 매출은 5086억3000만 대만달러(약 21조9900억원)로 지난해 1분기(4910억8000만 대만달러)에 비해 3.6% 상승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전망치(5126억~5372억 대만달러)의 하한선보다 낮은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과 매출 모두 감소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2959억 대만달러)에 비해 30% 하락했다. 매출은 전분기(6255억3000만 대만달러)에 비해 18.7% 감소했다.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서 스마트폰, 클라우드 등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세부적으로 스마트폰 반도체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7% 감소했으며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14%, 사물인터넷에서 19% 각각 줄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12억4000만 대만달러(약 10조100억원)로 1년 전보다 3.3% 올랐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28.9% 하락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경영 상황은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전자기기 수요가 약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 2분기에도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TSMC는 2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45.5%)에 비해 하락한 39.5~41.5%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미국 정부에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400억 달러를 투자해 짓는 공장에 대한 직접 보조금 60억~70억 달러를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투자 금액의 15%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TSMC가 신청할 수 있는 최고 금액 수준이다. 직접 보조금 외에 세액공제 혜택 70억~80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실질적 지원 금액은 총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는 미국이 지원금 조건으로 내건 몇몇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열린 한 반도체 행사에 참석해 “이런 조건 중 일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도 TSMC 관계자는 “자세한 세부사항을 언급할 수 없지만, 미국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하는 모든 결정은 TSMC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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