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팔자’ 장항준 “남의 장단에 춤추지 말자는 게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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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작가 김은희의 남편' '하늘이 내린 꿀팔자'로 더 유명하지만 장항준은 '박봉곤 가출사건'(1996) 이후 30년 가까이 충무로를 지켜 온 영화감독이다.
차기작으로는 그간의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스릴러물 '오픈 더 도어'를 만들고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양한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에게 생긴 남다른 철학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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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김은희 작가 각색…‘웬 떡이냐’ 싶어”
요즘 ‘드라마 작가 김은희의 남편’ ‘하늘이 내린 꿀팔자’로 더 유명하지만 장항준은 ‘박봉곤 가출사건’(1996) 이후 30년 가까이 충무로를 지켜 온 영화감독이다. 그가 6년 만의 신작 ‘리바운드’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는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도전기를 담아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제작사에선 2012년부터 영화화 작업을 시작했고 내가 시나리오를 받은 건 2018년이었다. 작위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며 “이게 진짜라면 꼭 하고 싶었다. 설레고 피가 끓었다”고 처음 이야기를 만난 당시를 떠올렸다.
권성희 작가가 쓴 영화 각본은 장 감독의 아내 김은희 작가의 각색을 거쳐 영화로 만들어졌다. 장 감독은 “아내와 딸이 시나리오를 한 번 읽어보고 싶다기에 보여줬다. 아내가 ‘이 영화 꼭 했으면 좋겠다. 내가 고쳐보면 안되겠냐’고 하더라”며 “‘웬 떡이냐’ 싶었다. 권 작가가 워낙 큰 그림을 잘 잡아놓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리바운드’는 투자사를 구하지 못해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왔다. 장 감독은 “사실 스포츠 영화가 충무로 상업영화의 주류는 아니다.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인 거 같았다”며 “막상 넥슨에서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다고 했을 땐 믿기지 않았다.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상대해야 되는데 착하기만 한 영화가 투자자들에게 선택되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은희 작가의 이름을 처음 알린 드라마 ‘싸인’ 때도 마찬가지였다. 극본은 김 작가와 그가 함께 썼다. 장 감독은 “안전빵은 재미없다. 시체를 해부하는 내용으로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그런 장르의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잘 될리 없다’ 생각했다”며 “편성도 못 받고 있다가 운 좋게 방송이 됐고 반응이 좋았다. 그럴 때 오는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을 갈 때도 한 번 갔던 길을 안 가고 멀리 돌아서라도 올 때는 다른 낯선 길로 오는 편이다. 원래 쉬운 것도 잘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길이나 쉬운 길이나 어렵긴 매한가지”라며 웃었다.
차기작으로는 그간의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스릴러물 ‘오픈 더 도어’를 만들고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다. 장 감독은 “내가 얘기하지 않았다면 내가 찍은 줄 모를 영화”라고 소개했다.
장 감독은 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한다. 그는 “끈기가 없어서 그런 거 같다. 한 장르에 푹 빠져 몇 년 보내면 다른 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그 다음엔 또 다른 걸 하고 싶다”며 “식당 중에 전문점이 많은데 나는 김밥천국같은 스타일이다. 순두부찌개도 있고 된장찌개도 있고 라면도 있다”고 스스로를 표현했다.
다양한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에게 생긴 남다른 철학이 있을까. 장 감독은 “시장의 흐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만들던 영화가 엎어져서 시간을 지나보내는 건 영화인의 숙명이라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영화 일을 하면서 생긴 일에 대한 신조는 ‘남이 좋아하는 걸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자, 춤을 춰도 남의 장단에 추지 말자’는 것”이라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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