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부는 여자부 FA 시장, 시즌 판도 바뀌나 [V리그]
FA 통해 페퍼저축은행 전력 강화,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울상
프로배구 여자부 2022~2023시즌이 끝난 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FA 시장에서 기존의 약팀이 전력 보강을 성공하면서 ’절대 약자‘가 사라졌다는 평이다.
지난 9일 시작된 여자부 자유 계약(FA)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띄고 있다. 대어들의 연이은 이적이 성사되면서 각 팀의 전력이 요동치고 있다. FA를 신청한 20명의 선수 중 5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16명의 선수 중 한 명만 이적한 남자부와는 확연히 대조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단은 페퍼저축은행이다.
2021년 7번째 구단으로 V리그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창단 시즌인 2021~2022시즌에는 3승 28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5승 31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은 3번째 시즌을 앞두고 이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FA 시장에서 팔을 걷었다. 지난 17일 보수 최고 대우인 7억7500만원을 주고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클러치박’으로 불리는 박정아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 올 시즌 초에 대상포진을 앓는 등 컨디션 난조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격 8위(526점), 공격 종합 9위(35.59%)에 오르는 등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87점을 기록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리버스 스윕’을 이끌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페퍼저축은행은 채선아를 영입하고, 내부 FA 이한비, 오지영도 붙잡았다. 국내 선수 뎁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던 페퍼저축은행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수준급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 선수를 영입한다면 중위권 도약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시즌 6위 IBK기업은행은 공격수 보강에 힘을 썼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흥국생명에 보냈지만, 현대건설로부터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을 영입했다.
황민경은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준수한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을 받는다. 올 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 출전해 214점(공격성공률 31.4%)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41.82%의 리시브효율과 세트 당 3.5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황민경은 차기 시즌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이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라 다음 시즌 IBK기업은행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높이와 경험 문제를 해결해 줄 적임자로 베테랑 정대영을 택했다.
지난 시즌 컵대회에서 우승하면 기대치를 높인 GS칼텍스는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높이와 경험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시즌 블로킹 5위(294개)에 그치며 높이에서 열세를 보였고, 젊은 선수들이 많은 탓에 위기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2001년에 데뷔한 여자부 최고참 정대영은 올 시즌에 블로킹 3위(0.769)를 기록하는 등 높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입증했다. 정규리그 전 경기를 소화하며 체력도 여전하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에 머무른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붙잡아 앉히며 전력 유출을 막았다. 김연경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FA 시장에서 최고 승자로 떠올랐다. 백업 리베로 도수빈에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품으면서 전력을 강화했다.
전력 보강에 성공한 팀만 있는 건 아니다.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도로공사는 FA 선수 중 박정아와 정대영을 놓치면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배유나와 문정원, 전새얀은 붙잡았지만 박정아, 정대영이 남긴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큰 숙제로 남았다.
최근 3시즌 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현대건설은 이번 FA 시장에서 고민을 안게 됐다. 김연경 영입전에 힘을 쏟았지만 김연경 영입에 실패했고, 황민경까지 놓친 상태다. 남아 있는 FA 선수인 김연견, 정시영, 황연주는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자부 FA 마감 기한은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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