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에 2030년까지 20조원 투입…전고체·LFP 등 키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에 2030년까지 20조원을 쏟아붓는다.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전고체 전지를 상용화하는 한편, 중국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LFP(리튬인산철) 전지의 국내 경쟁력도 키운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1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차전지 기술의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20조원을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첨단 제품 생산, 기술·공정 혁신 등이 이뤄질 ‘마더 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하기로 했다. 전고체 전지의 시제품 생산 공장도 국내에 둘 예정이다.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써서 안정성이 높은 전고체 전지는 대표적인 차세대 전지로 꼽힌다.
정부도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추진으로 지원사격에 나선다. 전고체 전지를 비롯해 주행거리가 긴 리튬메탈 전지, 무게가 가벼운리튬황 전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 첫 차량용 전고체 전지 양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소부장 기업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소부장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밸류체인’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자는 취지다. 현재 건설 중인 배터리 3사의 공장에선 국내산 소재와 장비를 각각 절반, 90% 이상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소부장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거라는 기대가 담겼다.
정부는 전지 소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광물 가공기술 세액공제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내년 일몰 예정인 적용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니켈 80% 이상인 하이니켈이 양극재용이어야 세액공제를 인정해주지만, 앞으론 이차전지용 광물 가공 전체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장비 기업을 키우는 차원에서 5000억원 규모의 정책 펀드와 R&D를 집중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향후 5년 내 국내 양극재 생산 용량은 4배(38만→158만t), 장비 수출은 3배(11억→35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사업 다각화 등의 차원에서 이차전지 전 제품에 대한 경쟁력도 끌어 올릴 계획이다. 5년 동안 정부와 업계가 손을 잡고 삼원계 전지·LFP 전지·ESS의 기술개발에 3500억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주행거리가 500㎞ 정도인 삼원계 전지는 2030년까지 800㎞ 이상으로 늘린다. ESS는 같은 기간 수출 규모를 5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LFP 전지는 2025년까지 전기차용으로 양산한 뒤 27년엔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주행거리가 짧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전지는 그간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왔지만,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셈이다.
향후 7년 내 국내 이차전지를 100% 순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조성할 계획이다. 민간 영역에서 사용 후 전지를 자유롭게 거래하고 쓸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력 관리 데이터베이스(DB) 구축으로 이차전지 무단 폐기·사용을 방지하고, 사용 후 전지에 특화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차전지는 글로벌 시장·기술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보다 과감한 혁신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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