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만, 중국만의 문제 아니다"…中 "말참견 용납안해" 반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이슈라고 규정하면서 힘을 통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의 해결은 중국인 자기 일이며 타인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不容他人置喙·불용타인치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 단독 인터뷰에서 “결국 힘을 통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 때문에 대만 해협의 긴장이 일어났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그러한 변화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이슈”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만 해협 긴장의 근본 원인은 섬 안의 ‘대만독립’ 분자가 해외 세력의 지지와 방임 아래 분열 활동을 했기 때문”이라며 “대만독립 행위와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대립한다. 대만해협 정세와 지역의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려면 기치 선명하게 ‘대만독립’에 반대하고, 외부의 간섭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대변인은 또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다르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의 성질과 경위는 전혀 다르고 근본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며 “한국은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을 확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가 한국을 향해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불용치훼 발언을 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2월 27일 마오닝(毛寧) 당시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박진 외교장관이 CNN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고 말한 데 반발하며 “불용치훼”를 언급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공동성명은 대만 해협에 대해 “무력이나 강요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내용을 담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지난 19일 고이즈미 츠토무(小泉勉) 주중 일본 수석공사를 초치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