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에 0.59%p차 패배…홍영표 "신속·책임있는 자세 필요"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에 0.59%p 차이로 석패했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20일 송 전 대표의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발언을 자제했다. 저 역시 민주당의 일원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나눴고, 저를 피해자라고 말씀하는 상황이라 발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당대표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당과 당사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시대착오적인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단절하기 위해 당사자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민과 당원께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민주당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당은 온정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의원은 이어 “당을 혁신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난 대선부터 지선에 이어 오늘까지 제대로 혁신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절하게 반성하며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으로 새로 시작할 때”라며 “민주당이 비정상에서 정상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17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2021년 4월 말, 이정근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나눈 전화 통화 녹취 파일에서 송 전 대표를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녹취 파일에는 이 전 부총장이 강 감사에게 “송영길 전 대표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을 조사해 송 전 대표와 이런 내용의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는 진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 10여명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최소 40여명에게 총 9400만원의 불법 자금이 살포된 것으로도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윤관석(인천 남동을)·이성만(인천 부평갑) 민주당 의원 등 이 사건 피의자 9명의 주거지·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을 한 지 나흘 만인 16일 강 상임감사 측근인 강화평 전 대전시 동구 구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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