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제2의 반도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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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전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1위였다.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2차전지' 산업과 '바이오' 관련 기업의 주가다.
2차전지 시장도 전기차 보급 확대로 앞으로 10년간 약 8배가 늘어나 2030년쯤엔 3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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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전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1위였다.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기업도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였다. 재미있는 것은 ‘2차전지’ 산업과 ‘바이오’ 관련 기업의 주가다. 오른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주춤하자 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뛴다. 위험을 각오하고 끊임없이 제2의 반도체 산업을 찾고 있는 적극적인 투자자들 때문이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무역적자의 가장 큰 이유도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다. 우리 경제의 지나친 반도체 의존은 문제다. 투자자에게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제2의 반도체 산업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우리 반도체 산업의 특징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이것이 막대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반도체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시장의 성장 속도를 생각한다면 배터리나 바이오는 모두 '제2의 반도체'로 불릴만하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9%씩 성장해 2026년에는 505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 시장도 전기차 보급 확대로 앞으로 10년간 약 8배가 늘어나 2030년쯤엔 3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망이 밝은 만큼 기대도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오와 헬스를 제2의 반도체로 만들겠다며 바이오 강국을 선언했다. 2차전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함께 3대 국가 첨단 전략산업이다.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을 40%로 늘려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현실은 희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먼저 2차전지를 보자.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기준으로 보면 2차전지 산업의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시장의 구조와 특징이 반도체와는 다르다. 2차전지는 정부의 규제나 보조금 제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내수시장의 규모다. 국내에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대형 전기차 업체가 없다. 배터리 시장이 반도체와 같이 독과점기업의 수익 극대화 구조가 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은 치열하고 지금은 수익률도 낮다. 양극재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률도 10%를 넘은 적이 없다. 원재료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가깝다는 점도 수익의 한계다.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진 곳은 배터리 업체가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이라는 점도 있다. 테슬라까지 자체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수익성으로 따진다면 바이오가 더 좋아 보인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의 영업이익률은 이미 30% 수준이다. 그러나 생산 능력이 뛰어날 뿐이다. 물론 원액을 받아 완제품을 만드는 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바이오산업에서 우리나라는 기술적 제조 역량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가진 나라다. 복제약 시장에서 만족한다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정부가 세운 목표인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신약 개발은 제조 능력만으로는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신약 개발 능력이 필요하다.
화이자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로 70조원을 벌었다. 당장 우리 기업의 현실은 다국적 제약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단계다. 해외 진출의 성과는 아직 내놓을만한 게 별로 없다. 바이오와 배터리는 반도체와 함께 말 그대로 인류의 미래다. 전망은 확실히 밝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은 기대가 현실을 너무 많이 앞서고 있다. 그게 주식시장의 생리고 기업의 세계라고 할 수는 있겠다.
김상철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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