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결론 결국 못 보고…日 강제징용 피해자 나화자 할머니 별세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
2019년 서울고법 배상판결 받았지만 대법원 3년째 계류중
피해 원고 23명 중 생존자 9명 남아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나화자 할머니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시기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에 강제 동원됐던 나화자 할머니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0년 10월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정국민학교 6학년 졸업을 앞둔 1945년 2월 일본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 강제 동원됐다.

나 할머니는 공장에서 매일 하루 12시간 공작기계로 철을 깎는 작업을 했다. 해방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후 2003년 고인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과 함께 후지코시를 상대로 일본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한일 청구권 협정을 이유로 패소했다. 2011년 일본 최고재판소도 상고를 기각했다.

피해자들은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1월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 배상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은 3년째 계류 중으로, 나 할머니는 끝내 최종 결론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나 할머니의 별세로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원고 23명 중 생존자는 9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205호실, 발인은 22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도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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