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대프리카'까지 덮쳤다…13명 숨지게한 최악 '괴물 폭염'
초대형 열파가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대륙을 뒤덮으면서 4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 역시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초여름 더위가 이어졌다.
19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40도를 넘는 극심한 폭염이 인도와 중국·태국 등 아시아 대부분 지역을 휩쓸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인도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는 44도 이상의 기온을 기록했고, 수도 델리 역시 40.4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16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에서는 땡볕 아래 수십만 명이 모인 야외 행사 도중에 최소 13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서벵골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더위로 인해 두통 등을 호소하면서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지역도 지난 며칠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 태국 북서부 지역에서는 지난 주말에 기온이 45.4도까지 오르면서 종전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라오스의 유명 관광도시인 루앙프라방은 18일에 기온이 42.7도까지 오르면서 라오스 역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중국도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폭염 현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난징·항저우 등 양쯔강 주변의 많은 지역에서 기록적인 4월 기온이 나타났다.
기상 역사학자인 막시밀라노 에레라는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4월 폭염이 12개국 이상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전례 없는 괴물 아시아 열파는 한국과 일본까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4월 폭염, 빈민층 가장 타격
보통 인도에서는 몬순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4월 말부터 5월까지가 가장 더운 시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후 학자들은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폭염의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 데다가 더 넓은 지역에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역시 예년보다 일찍 폭염 현상이 나타나면서 더위에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남겼다.
독일의 기후정책연구소인 클라이밋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 소속 과학자 파하드 사이드는 “올해 태국과 중국, 남아시아의 기록적인 더위는 분명한 기후 추세이며 앞으로 수년간 공중 보건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 극심한 더위로 빈민층 등 취약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30도 육박…“중국 내륙 열기, 서풍 타고 유입”
20일에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30도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4월 더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경북 울진은 29.5도, 대구는 29.4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6월 중순에 해당하는 더위가 두 달 먼저 찾아온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서풍의 영향 주로 받아 중국 내륙의 고온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다 보니 기온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18일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의 기온이 30.2도까지 오르면서 4월 기온 기록을 경신하는 등 이례적인 무더위가 나타났다.
더위 지나면 황사…“21일부터 영향 가능성”
더위가 지나간 이후에는 황사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상청은 “오늘(20일) 오전부터 몽골 동부와 중국 북동부에서 황사가 발원하고 있다”며 “이 황사는 내일(21일)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보통 황사는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지만 이번에는 한반도 북동쪽에서 발원해 북풍 계열을 타고 우리나라로 남하하기 때문에 서쪽과 동쪽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황사가 관측될 수 있다”며“23일까지도 황사가 우리나라를 완전히 빠져 나가지 못하고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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