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움직임 없는 北위성발사…성능 의구심

양낙규 2023. 4. 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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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내 발사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발사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아직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발사 통보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 그동안 위성을 발사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이 공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발사 준비 부족과 기술 수준이 낮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IMO는 전날까지 북한으로부터 위성 발사 통보를 받은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 전에 정상적인 위성 발사라는 주장의 정당성을 위해 국제기구에 통보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점쳐졌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 1호’ 발사 땐 국제기구에 항공기·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요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국제적 비난을 샀다. 그러나 지난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할 때는 각각 발사 열흘, 닷새 전 국제기구에 발사 가능 기간을 통보한 바 있다. 민간 선박이나 항공기가 위험을 피해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 규범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주 발사 예상 …아직 국제기구 통보 없고 발사장도 공사중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북한 최서단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자리잡고 있어 ‘동창리 발사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2009년께 완공됐다. 인공위성임을 주장한 2016년 2월 ‘광명성 4호’, 2012년 12월 ‘은하 3호’도 이곳에서 발사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한 뒤 발사장 개건·현대화 작업을 지시한바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위성사진 등을 분석해 "북한은 지난해부터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을 발사장 중심부로 옮겨 지붕과 외벽을 해체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며 "연료 산화제 저장고 부지에 새로운 구조물을 짓고 새로운 대형 건물 건축 공사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 시설 대부분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며 "(발사장) 주변에는 여전히 자재가 놓여 있으며 로켓 조립건물도 해체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위성 무게에 맞는 발사체 준비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액체연료의 백두산 엔진에 기반한 새로운 인공위성 발사체가 필요해 빨라야 올해 중반이나 하반기쯤에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궤도 위성 쏠 가능성 크지만 위성광학기술엔 의구심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경우 저궤도 위성을 여러개 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공위성 궤도는 저궤도와 중궤도(MEO·1500~2만㎞), 정지궤도(GEO·적도 상공 3만5000여㎞)로 구분한다.

북한은 위성발사를 발표하면서 ‘태양동기극궤도’를 언급했다. 저궤도다. 저궤도 위성은 90~10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를 돌고, 1년 내내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시각이 동일하다. 다만, 특정 지역을 같은 시간에 통과하므로 지구와 대기의 일일 변화에 영향을 받아 해상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여러 기의 첩보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해 운용한다. 김 위원장이 태양동기극궤도에 군사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위성의 성능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위성 송신자료를 지상에서 수신해도 성능이 좋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북한이 작년 12월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위성 시험품’ 성능을 시험했다며 공개한 촬영 사진의 해상도가 20m급의 저화질이었다는 것이 이런 시각을 낳고 있다. 이를 놓고 국내 전문가가 ‘조악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누가 1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라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부분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적어도 해상도가 0.5m급은 돼야하는데, 북한의 위성광학 기술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할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시했다. 미국이 고도 1000㎞ 안팎에서 운용하는 군사정찰위성의 해상도는 0.28m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업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의 윌 마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위성 기술은 복잡하다"며 북한이 고도화한 기술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RFA에 "북한이 공개한 이미지들을 봤는데 화질은 첫 번째 노력으로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확실히 상업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만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얼마 전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거기서 찍은 지구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사진의 해상도가 매우 떨어졌다"며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해 찍는 사진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봤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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