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 임기 마쳐…이임사서 복잡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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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과 성장,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의 (단기적)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으로 보여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주 위원은 "인플레이션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거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현상인데, 팬데믹 초기 물가상승을 촉발한 주요인은 감염 확산에 의한 공급의 부족과 차질이었다"며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는 부문 간 수요 이동(demand shift)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2021년 10월 취임해 1년 6개월간 금통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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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과 성장,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의 (단기적)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으로 보여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0일 이임사를 통해 임기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주 위원은 지난 2020년 4월 취임했는데 당시 4명의 금통위원이 교체 주기를 한 번에 맞으면서 4년 임기가 이례적으로 3년으로 조정됐다. 주 위원은 지난 2021년 8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 때부터 반대 의견을 냈으며, 재임 기간에 총 5번의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 4월 이창용 현 한은 총재의 취임이 늦어지면서 총재를 대신해 금통위 의장을 맡기도 했다.
주 위원은 "인플레이션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거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현상인데, 팬데믹 초기 물가상승을 촉발한 주요인은 감염 확산에 의한 공급의 부족과 차질이었다"며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는 부문 간 수요 이동(demand shift)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소비가 막히자 재화 소비로 수요가 이동했고, 재화 부문에서는 비내구재에서 내구재로, 서비스 부문에서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수요가 이동했다"며 "공급 차질과 수요 이동, 이 두 가지 충격은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은 "팬데믹 기간 중의 인플레이션이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은 특정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른 부문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연쇄적 가격 상승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부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경직성이 작동해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주었지만,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단순히 총수요·총공급의 총량 개념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정책 대응의 방향이나 강도에 있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재직 내내 했다"고 토로했다. 주 위원은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관찰하고 고민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주 위원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 후학양성에 나선다.
금통위 개최 횟수 대비 기준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박기영 금통위원은 이임사에서 "취임사 때 탁월한 능력과 겸손함을 동시에 갖춘 한은 임직원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했는데 그때의 기대가 몇 배 충족됐다"면서 "취임사 때보다 고민의 밀도와 깊이가 훨씬 깊어졌다"고 자평했다.
박 위원은 "한은 재직 기간 대비 한은으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2021년 10월 취임해 1년 6개월간 금통위원으로 활동했다. 고승범 전 위원이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임기가 1년 6개월로 짧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인 박 위원도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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