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편향 대통령 직속 미디어특위 면면...'가짜뉴스' 개선 강조
[신상호 기자]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 통합과 미디어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최명길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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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가짜뉴스 문제를 손보겠다'는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구성이 보수 인사들로 편중돼 있어 '제2의 언론장악 기구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 전환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할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17일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아래 미디어특위)'를 신설했다. 미디어특위는 최우선 과제로 '뉴스 형태의 허위조작 정보',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 구제 방안을 모색을 내세웠다. 아울러 네이버와 다음 등 뉴스포털에서의 기사배열, 제휴심사 등의 투명성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모두 미디어 현안으로 중요한 과제들이다.
미디어특위 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학계와 언론계, 법조계 출신 인사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위원장을 포함해 언론인 출신 4명은 모두 보수 성향이다.
김창기 위원은 지난 1981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국제부장,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을 거쳐 지난 2006년 편집국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후 <조선일보> 계열인 조선뉴스프레스 대표를 역임했다.
아울러 언론인으로 특위에 합류한 조수빈 위원은 KBS 아나운서를 거쳐, 2019년 <동아일보> 계열 <채널A> 앵커를 지냈다. 임종빈 위원은 보수성향 언론단체인 자유언론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최명길 위원장(건국대 석좌교수)은 MBC 출신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 비서실장을 지냈었다.
▲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과 미디어 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왼쪽에서 아홉 번째)을 비롯한 위원들이 기념 촬영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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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보수 색채가 명확한 인사들로 대거 포진하면서 미디어특위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비판적 보도를 '가짜뉴스'로 공격하는 '제2의 언론장악 기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를 거듭 강조한 가운데, 최명길 위원장도 17일 위원 위촉식에 앞선 브리핑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해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현재 미디어 환경은 허위 정보나 미확인 정보 등이 각종 뉴스 전달 체계를 통해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갈등 자체를 심화시키고 국민통합의 저변을 약화시키고 있다"라며 "그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18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가짜뉴스 규제를 운운하자마자 국민통합특위는 정부 여당 관련 보도를 사례로 들며 가짜뉴스 규제 강화를 주창하고 나섰다"면서 "언론계가 오랜 논의 끝에 제안한 '통합언론자율규제기구'는 거들떠보지 않고 정부 주도 통제로 입장을 굳혔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특위는 조선일보 출신 인사, 보수 언론단체 인사, 현 여당과 관련된 법조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며 "이런 구성은 국민통합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현업 언론계나 포털, 뉴미디어업계 종사자들을 배제하고 있어 실효적인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언론학계 인사들도 이런 우려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언론학 교수는 "미디어 특위가 다룰 문제는 향후 미디어 생태계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들"이라면서 "위원들 이력이나 경력을 보면, 실질적으로 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눈에 띄지 않고, 정치적 경력만 보이는 인사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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