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찰위성 갸웃하는 전문가들…"궤도 올리더라도 조악한 수준"
북한 군사 정찰위성의 발사 시점과 성능을 놓고 의구심이 상당하다. 당장 발사를 하기엔 준비가 부족한 데다, 기술 수준 역시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0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북한은 발사대의 개패형 패널을 개방하고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을 발사장 중심부로 옮겨 지붕과 외벽을 해체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며 “하지만 현재 이들 시설 대부분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앞서 2012년과 2016년 각각 광명성 3호와 4호를 동창리에서 쏘아 올린 바 있다.
발사장 인근에 여전히 자재가 놓여 있고 로켓 조립건물도 해체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 북한이 동창리 기존 시설을 이용해 발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VOA는 북한이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이 서해위성발사장 중심부에서 동쪽으로 약 3km 떨어진 해안가 한 지점에 부두를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두는 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과 연결돼 미사일과 로켓의 새 운반 경로로 지목된다. 선박을 이용하면 동체 적재 용량을 육로보다 높일 수 있어 이 같은 경로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역시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분석된다. VOA는 “발사장 중심 북쪽 터널까지 남은 도로 공사 구간은 약 700m, 남쪽의 길목까지는 약 600m”라며 “‘뱃길’을 이용해 미사일을 운반하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려 이달 안에 동창리에서 발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지 않은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2016년 '광명성 4호' 발사 계획을 IMO에 사전 통보한 전례가 있다. 여느 국가와 다름없이 위성 발사에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북한은 이번에도 발사가 임박할 때 예정 기간을 먼저 알릴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더라도 성능이 조악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 상업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의 윌 마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이 부품을 얻는 방법은 제한돼 있다”며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과 협력하는 사람이 없어 개발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도 “북한이 공개한 이미지들을 보면 플래닛랩스 같은 회사가 촬영해 제공하는 더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며 “확실히 상업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만큼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역시 “북한이 지난 19일 공개한 위성은 약 300㎏ 중량으로 고해상도 카메라를 정착하고 운용하기엔 무리”라며 “해상도 3∼5m 이내로 들어오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19일 군사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예고하자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 발사로 대응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명분으로 ICBM을 시험할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 북한 핵에 맞서는 억제력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는 성공한 성폭행범"…'비프' 출연 한인 아티스트 충격 발언 | 중앙일보
- 박수홍 아내 김다예 "김용호, 우리 고양이까지 이용해 3억 벌어" | 중앙일보
- "펜타닐 캡슐 4개면 돼요"…미국 좀비거리 만든 중국소녀 | 중앙일보
- 방시혁, LA 부촌 벨에어에 350억 대저택 샀다…5성급 호텔 수준 | 중앙일보
- "24시간 내내 성매매시켰다"…남미 미녀만 꼬신 그 조직 수법 | 중앙일보
- 등교길 교통사고로 뇌사…11살 소년, 3명 살리고 떠났다 | 중앙일보
- "날 건들지 말았어야"…학부모에 협박편지 쓴 여교사, 무슨일 | 중앙일보
- 아이돌 '아스트로' 멤버 문빈, 강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 중앙일보
- 바이든 또 말실수…조만간 尹 만나는데 "남미, 아니 한국" | 중앙일보
- 골반까지 벗겨진 바지…'돌려차기' 피해여성 옷 DNA 검사한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