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의 대반격…오타니 홈런 훔친 뒤 곧바로 시즌 6호포
'장군멍군'이다.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간판 거포 애런 저지(31)가 투타를 겸업하는 '괴물'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하루 만에 반격했다.
저지는 20일(한국시간)는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호수비로 오타니의 홈런을 빼앗고 자신은 시즌 6호 홈런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저지는 1회 초 1사 후 오타니의 홈런성 타구가 한가운데 펜스를 향해 날아오자 워닝 트랙까지 달려가 점프 캐치를 준비했다. 이어 정확한 타이밍에 뛰어 올라 펜스 밖으로 떨어지던 타구를 글러브로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공이 글러브 속에 박히지 않아 하마터면 그라운드에 떨어뜨릴 뻔했지만, 글러브를 끼지 않은 오른손으로 무사히 공을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홈런을 도둑 맞은 오타니는 담담한 표정으로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호수비로 오타니의 기를 꺾은 저지는 1회 말 첫 타석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무사 1루 풀카운트에서 에인절스 선발 그리핀 캐닝의 6구째 직구를 힘껏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포를 쏘아올렸다. 올 시즌 6번째이자 지난 1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5일 만에 추가한 홈런이었다. 전날(19일)의 완패를 완벽하게 설욕한 한 방이기도 했다.
저지와 오타니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를 다툰 경쟁자였다. 홈런 62개를 터트려 AL 한 시즌 최다 기록을 61년 만에 경신한 저지와 투수로 15승을 올리고 타자로 홈런 34개를 친 오타니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명승부였다. 결국 저지가 '60홈런'의 상징성을 앞세워 오타니를 제치고 MVP로 선정됐다. 오타니는 역대 가장 불운한 2인자 중 하나로 남게 됐다.
그렇게 지난해를 마무리한 둘은 지난 19일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었다. 첫 판은 오타니의 완승이었다. 베이브 루스의 양키스타디움 1호 홈런 100주년 기념일이던 이날, 오타니는 저지의 눈앞에서 1회 초 선제 2점 홈런을 날리며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저지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하루 뒤 열린 두 번째 대결에선 결과가 정반대였다. 저지는 직접 홈런을 날린 것으로도 모자라 오타니의 홈런을 제손으로 막아내기까지 했다. 안방에서 자존심이 상했던 저지가 회심의 역습에 성공한 모양새다. 첫 타석 홈런의 기회를 날려 버린 오타니는 이후 볼넷 하나만 추가하고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양키스는 저지의 활약 속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2-2로 맞선 8회 초 2사 1루에서 또 한 번 저지의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벗어난 뒤 연장 10회 말 1사 만루에서 글레이버 토레스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가 나와 3-2로 이겼다. 팀과 저지가 함께 웃은 하루였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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