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도시 '신중년' 10명중 6명, 은퇴후 돈 걱정하는 이유

김윤호 2023. 4. 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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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18 신중년 인생 3모작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울산은 1억원이 훌쩍 넘는 국내 기업 연봉 상위권인 S-OIL·현대자동차·SK에너지·삼성 SDI 등 대기업 본사와 공장이 밀집해있다. 일자리가 많고, 급여 수준이 높다. 그런데 이런 울산에서도 퇴직을 앞뒀거나, 막 은퇴한 '신중년' 상당수는 은퇴 후 '돈' 걱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신중년은 만50~69세를 말한다.

돈 걱정 이유 "자녀 결혼자금 등 지원 때문"
20일 울산 일자리재단이 최근 발간한 『울산 중장년 일자리 정책(신중년 중심) 개선연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지역 신중년 1000명 중 62.4%는 "(은퇴 후) 경제적인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48.3%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고, "은퇴를 준비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39.3%)이 다음 순이었다. "자녀에게 의지할 계획"이라는 응답(3.3%)도 일부 나왔다. "은퇴를 준비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신중년 가운데 47.8%는 "자녀 결혼자금 등 금전적 지원 때문"이라고 했다. "유학 등 자녀교육 지출이 이유"라는 사람도 31.7%였다.

조사 대상 가운데 20.3%는 소득활동을 하지 않았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퇴직 나이를 묻자, 평균 56.8세에 회사를 떠났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현직에 종사 중인 신중년이 계획하는 은퇴 시기는 평균 66.31세로, 실제 퇴직 나이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회사에서 나온 뒤에서 계속해서 일하길 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을 지속해야 은퇴 후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53.4%로 가장 많았다. "일을 그만둔 후 상실감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응답(28.2%)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 소득액이 '200~250만원'으로 생각했고, 은퇴 후 재취업 직종은 "은퇴 직전과 같은 직종을 원한다"는 응답이 65.6%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한 고용·복지센터 실업인정신청 창구에 중년 구직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부족한 생활비는 소유 자산 대출로"
이밖에 은퇴 후 생활 안정을 위해 지자체가 중점을 둬야 할 정책 분야는 절반 이상(55.6%)이 "생활비 지원"이라고 답했다. 은퇴 후 생활비가 부족해질 경우에는 "주택 등 소유한 자산으로 대출 혹은 매매(역모기지 포함)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다. 은퇴자들은 살기 좋은 도시 조건으로 '의료접근성'을 뽑았고(33.4%), 다음으로 ‘일자리’(19.1%)·‘문화시설’(12.2%) 등을 선택했다.

울산은 베이비부머가 14.4%(2021년 12월 기준)를 차지하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출신이 많고 기초생활수급 비율은 낮다 보니 재취업을 위한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 보고서는 "중장년이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시 50+센터와 같은 지원기관을 설립·운영해 분산된 정보를 한 곳으로 모으고, 기업 재취업지원서비스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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