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허리띠 졸라매기’…정원 1만명 줄이고 1.4조 자산 팔아

조현숙 2023. 4. 20. 11:4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정원을 1만 명 넘게 줄였고, 쓰지 않는 부지와 골프ㆍ콘도 회원권 같은 1조4000억원어치 자산을 팔았다.

20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계획 이행실적’을 발표했다. 291개 공공기관은 올 1분기(1~3월) 정원을 1만721명 감축했다. 전체 정원이 2%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기관은 핵심 업무가 아닌 조직ㆍ인력을 줄이고(398건), 민간이나 지방자치단체와 경쟁해야 하는 부분은 이관(128건)했다. 무인ㆍ자동화 기기를 도입해 통행료 수납 인원을 대폭 축소(421명)한 한국도로공사가 대표적이다. 27개 지사 중 업무량이 적은 13개 지사 인력을 102명 줄인 한국마사회 사례도 있다.

문재인 정부 때 비대해진 공공기관을 ‘수술’하는 작업은 앞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김언성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정원 조정으로 초과하는 현원이 발생한 기관은 향후 2~3년간 단계적으로 해소할 것”이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며, 퇴직ㆍ이직 등 자연 감소를 통해 채용 여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채용문은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2만2000명+α’다. 문정부 기간 연 4만명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자산 매각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공기관은 208건, 총 1조4000억원 자산을 팔았다. 쓰지 않는 부지와 청사, 과잉 복지 논란이 있는 콘도ㆍ리조트 회원권 등이다.

한전기술 용인본사 청사는 987억원, 한전KPS 사택은 212억원에 각각 매각됐다. 코레일이 보유한 광운대, 서울역 북부, 옛 포항역 등 역세권 땅도 모두 합쳐 4901억원에 팔렸다.

산업은행은 8억원어치 골프 회원권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3000만원 상당 콘도ㆍ리조트회원권을 처분했다. 한국석유공사는 멕시코만 석유개발사업, 카자흐스탄 광고개발사업 지분을 팔아 790억원을 마련했다.

고금리 시대 논란이 됐던 연 0~1%대 사내 대출도 정비했다. 26개 기관이 노사 합의를 거쳐 주택 7000만원, 생활안정 2000만원으로 대여 한도를 축소했다. 금리는 시장 변동금리에 맞춰 정하기로 했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적용도 받는다.

김 국장은 “추가로 공공기관의 업무 공간을 줄여서 해당 공간을 민간에 임대해 연 47억원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