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그 호아킨, ‘베티스의 전설’ 되어 42세 현역 은퇴

송지훈 2023. 4.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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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호아킨(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한 스페인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호아킨 산체스(42)가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 1999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24년 만이다.

호아킨은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이번 시즌이 내 선수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말해야만 하는 순간이 왔다”고 언급한 그는 “레알 베티스는 내 인생이었기 때문에 (은퇴는) 작별이 아니라 곧 다시 만나자는 의미로 해석해달라”고 썼다.

호아킨은 국내 팬들에게 2002월드컵 속 추억의 인물로 남아 있다. 당시 스페인대표팀 최연소 멤버로 한국과 만난 호아킨은 8강전 승부차기에서 자신의 축구 인생에 영원히 새겨진 장면을 연출했다. 스페인의 4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한국 수문장 이운재의 선방에 가로막혀 팀 패배의 장본인으로 낙인 찍혔다.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슈팅을 막아낸 이운재. 중앙포토
페널티킥 실축 직후 아쉬워하는 호아킨. 중앙포토


하지만 당시의 기억을 지우고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호아킨의 은퇴 발표가 나온 직후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까지 그와 함께 축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호아킨은 레알 베티스 유스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베티스 1군에 데뷔했다. 2006~2015년 발렌시아, 말라가(이상 스페인), 피오렌티나(이탈리아) 등을 거친 뒤 다시 베티스로 돌아와 줄곧 뛰었다. 그 사이 중국과 중동 등지에서 거액의 연봉을 제의하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베티스와의 의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베티스에 17년 만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호아킨은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통산 615경기를 소화했다. 프리메라리가 통산 1위를 기록 중인 레전드 골키퍼 안도니 수비사레타(622경기)에 7경기 뒤진 2위다. 올 시즌 베티스가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남은 일정 중 8경기 이상 출전하면 통산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호아킨 산체스는 42세까지 현역으로 뛰며 레알 베티스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AFP=연합뉴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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