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빈집 철거 안하면 '최고 500만원 강제금'…4년간 절반 감축
빈집정비 늘리고 사용률 높혀
민관합동 농촌 빈집 프로젝트·철거 이행강제금 부과 추진
정부가 2027년까지 농촌 빈집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3만3000동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빈집 정비 규모를 늘리고 사용률을 높이는 한편 빈집 철거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 20일 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촌 빈집정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농촌에 방치된 빈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위생·안전 등 사회문제 해소를 위해 빈집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한 것이다. 대책 이행을 통해 현재 6만6000동 규모인 농촌 빈집을 2027년까지 3만3000동으로 줄여,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농식품부는 그간 중장기계획이 부재했던 농촌 빈집 정비를 지자체가 5년 단위 빈집정비계획에 기반한 빈집 정비를 추진할 수 있도록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농촌주거환경개선 정책사업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등 실효적인 빈집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그간 개별 주택 등 점(點)단위의 정비로 주거환경개선 효과가 미미했던 정비체계를 공간(마을)단위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제정된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시장·군수 등이 '농촌마을보호지구'로 지정한 마을에 대해서 농촌주거환경개선사업을 우선 지원한다. 민간기업이 마을정비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농촌 주거공간 재생사업'도 신규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사업의 추진과 함께 빈집 전용 정책금융 제도의 도입도 검토한다. 현재 운용 중인 농촌주택개량사업의 주택개량융자금을 개편해 마을단위 빈집 정비에 대한 집단대출 등 융자지원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올 6월부터는 그동안 공공 주도로 추진되던 빈집 정비사업을 빈집 소유자와 정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합동 빈집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민간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귀농·귀촌인 대상 임대주택, 어린이·청소년 활용 공간, 마을 호텔 조성 등 농촌 공동체를 재생하는 것이 목적이다. 프로젝트 1호 대상지로 대표적인 인구 감소 지역인 해남군을 선정해 이마트·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과 빈집재생을 추진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각종 사업을 통해 매년 빈집 7500동 정도를 정비하고 있는데 이 규모를 올해 1만동, 2024~25년 2만6000동, 2026~27년 3만4000동 등 5년 내 총 7만동을 정비할 것"이라며 "지금은 정비가 철거 중심으로 10% 정도만 활용되는데 이 활용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빈집 철거하지 않을 시 이행강제금도 부과할 방침이다. 현재 '농어촌정비법' 상 지역의 안전·경관 등을 침해하는 빈집에 대해서는 지자체장이 철거·개축 등의 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도시와 달리 농촌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에 농어촌정비법을 개정해 지자체장의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빈집 소유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할 방치이다. 농식품부는 해당 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공익 침해 상태가 심각한 빈집 소유자의 자발적 정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빈집에 대한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와 올해 상반기 중 전국 빈집정보 플랫폼(빈집정보알림e)을 구축해 빈집 정보에 대한 수요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전국의 빈집 현황과 시·군별 현황 등 기본적인 빈집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향후 농식품부는 동 플랫폼과 지역부동산 업체 등을 연계해 빈집의 입지·노후도·가격·교통 등 빈집 정보와 관련 정책 사업을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빈집 거래가 활성화 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종합적 빈집 관리를 위한 '농촌 빈집 특별법'을 제정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빈집 정비 관련 역할 정립,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절차 간소화, 건축규제 완화 특례 등 빈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원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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